우아한 임원들의 처절한 발버둥

비즈니스 세계에서 임원들이 겪는 불확실성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경기 변동, 경쟁사의 돌발적인 전략 변화, 고객의 변덕은 그들의 통제를 벗어난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세상은 그들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이 단순한 예측 실패로 끝나지 않고, 전략적 실패가 곧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정의 성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매 순간 임원들은 스스로의 판단이 옳은지 의심하면서도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길을 걸어야 한다.

모든 사람은 링 위에 오르기 전에는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임원들은 이미 그 링 위에서 계속해서 맞고 있는 샌드백이다. 맞을 때마다 흔들리고, 쓰러질 것 같지만 그들은 그 자리에 버티고 서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켜야 하고, 그들이 떠나면 곧바로 그 책임의 무게는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들이 견뎌야 할 책임감은 단순히 회사의 성과를 떠나, 조직을 유지하고 이끄는 문제이자 개인의 생계와 명예가 걸린 문제다. 결국 이들은 두들겨 맞으면서도 일어나 다시 한 번 계획을 세우고, 또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런 반복은 그들에게 일상이다.

우리가 종종 착각하는 것은, 임원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고요하고 우아해 보일지 몰라도, 그들은 물 밑에서 누구보다도 바쁘게 발을 굴린다. 경쟁사의 움직임에 대응할 방법을 고민하고, 시장에서 차별화 될 전략을 찾고, 조직의 자원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해법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들의 하루는 항상 새로운 고민으로 시작되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끝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과정을 밖에서 보기에는 마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임원들의 고민과 갈등은 수면 아래 숨겨져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들의 노력을 쉽게 폄하하기 일쑤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은 쉽게 판단되기 마련이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오리가 우아하게만 보이는 것처럼, 임원들의 하루는 고요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발을 굴리고, 방향을 잡으며 온갖 변수를 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들의 머리 속은 24시간 가동 중이다. 그들은 매 순간 실패할 수도 있는 전략들을 고민하고, 그로 인한 책임을 감내할 각오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임원을 반드시 존경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그들의 발버둥을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 누군가는 그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 자리에 서지 않은 이들이 쉽게 말하는 것일 뿐이다.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니 그들의 우아함 속에 감춰진 치열함을 이해하고,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들도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치열하게 살고 있을 테니까.


과거의 말, 현재의 나: 변화와 성장을 이야기하다

면접에서 과거 트위터 글에 대해 질문을 받아서 불편하다는 글을 보았다. 그 불편함은 아마도 당시의 미숙함이 현재의 자신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은 시간과 함께 그 맥락이 희미해지거나, 처음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면접과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과거의 발언이 현재 자신의 모습과 대조될 때, 그것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오히려 자신의 성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먼저, 과거의 글이 왜 작성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시의 생각이나 감정이 어떠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시점에서 그 글을 돌아봤을 때, 미숙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운 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험과 고민을 통해 생각이 바뀌고, 성숙해진다. 따라서 면접관의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과거의 자신이 지금과는 다른 기준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는 개인적인 감정이 직장 내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조직의 논리와 복잡성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는 식의 설명이 가능하다. 경력을 쌓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감정보다 더 큰 시스템을 이해하고 균형을 맞추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수도 있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배움을 얻었는지 면접관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과거의 미숙함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그것을 인정하고, 그로 인해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지를 강조하는 것이 면접에서 더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 트위터와 같은 공개된 공간에서의 발언은 언제나 다시 거론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자신이 했던 말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발언이 지금의 가치관과 다르다면, 왜 그 변화가 일어났는지, 어떤 경험이 그것을 이끌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면접관은 단지 과거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장과 현재의 성숙함을 보고자 하는 것일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변화와 성장을 솔직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과거의 발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성숙해지는 과정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호혜성의 덫: 무료지만 빚지는 마음

가을이 오면 언제나 타이어 공기압 경고등이 먼저 나를 반긴다. 온도가 내려가면 자연히 타이어의 공기압도 줄어들고, 그 결과 불안한 마음이 들게 된다. 작년엔 경고등이 뜨고 나서야 급하게 타이어 가게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마침 나들이 중이었고, 예고 없이 찾아온 상황은 내게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선사했다. 그래서 올해는 선제적으로 타이어 가게에 들러 미리 공기를 채우기로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불편함이 따라왔다.

타이어 가게에서 제공하는 공기압 주입 서비스는 무료였다. 그 자체로는 분명 고객을 위한 배려라 할 수 있을 텐데, 무료라는 점이 나를 미묘하게 불편하게 만들었다. 무언가를 받았으니 나도 무언가를 제공해야 할 것 같은 감정, 일종의 빚진 느낌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 공정성에 대한 불균형을 느끼는 순간, 가게 직원이 아주 가볍게 “여름 타이어네요?“라는 말을 던졌다. 그 말은 겨울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을 고려해보라는, 아주 약한 권유이자 넛징이었지만, 내가 이미 받은 서비스 덕분에 그 권유는 더 무겁게 다가왔다.

내가 이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는 명확했다. 무료로 제공된 서비스가 결국은 세일즈로 이어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백했다. 나는 이미 그들의 도움을 받았고, 따라서 이 도움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는 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돈을 내고 공기를 주입했다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을 것이다.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공정한 거래가 성립되고, 더 이상 어떤 빚진 감정도 느끼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이 상황은 나를 과거로 데려갔다. 어린 시절, 바람 빠진 공에 바람을 넣기 위해 문방구에 갔을 때의 그 기분 말이다. 당시엔 내가 너무 어렸기에 ‘호혜성의 원리’ 같은 개념을 몰랐지만, 뭔가 사지 않고 바람만 넣어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의 그 묘한 불편함은 지금의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가게 주인의 눈치를 보고, 그곳에서 무언가를 사야 할 것 같은 압박감.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도 이미 호혜성의 원리에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타이어 가게에서의 무료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나는 무료로 제공된 서비스의 대가를 치르고 싶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속에 계속해서 부담이 남는다. 그렇다면, 타이어 공기압 문제를 매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아마도 가장 마음 편한 해결책은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전히 무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눈에 띄는 타이어 가게 대부분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딱히 다른 선택지가 없는 셈이다.

호혜성의 원리는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서 강하게 작용한다. 작은 서비스에도 우리는 빚진 마음을 느끼고, 그것을 갚으려는 무언의 압박감을 받는다. 이 원리가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프로젝트 성공의 숨은 비결: 치명적 디펜던시를 먼저 파악하라

프로젝트 관리에서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은 디펜던시 관리다. 특히 FS 디펜던시는 후속 작업의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은 사례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비용처리와 같은 재무 관련 프로세스가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었는데, 이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에 있어 필수적이었다.

재무나 법무와 같은 부서와의 협업은 필연적으로 신중하고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들은 법적, 재정적 요인과 깊이 연결되어 있어 매우 보수적일 뿐만 아니라, 내부 프로세스 자체도 상당히 명확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문제는 이런 부서들의 검토가 끝나지 않으면 실제 필요한 시점에 중요한 업무들이 진행되지 못해 프로젝트 전반에 치명적인 바틀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초반부터 이들과의 논의를 시작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첫 단계였다.

하지만 이러한 초기 논의에서 딜레마가 생긴다. 프로젝트의 특성상, 초기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즉, unknown unknowns의 영역이 커서 구체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서의 담당자들은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며, 명확하지 않은 논의를 꺼린다. 이 때문에 프로젝트 초기에는 최대한 친절하게 배경 설명을 하고, 왜 구체성을 즉시 확보할 수 없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전략은 구체성이 확보될 때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이는 프로젝트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프로젝트는 진행되면서 점진적으로 구체화되기 마련이며, 모든 정보를 처음부터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담당자들에게는 구체성이 생길 때마다 싱크를 맞추고, 정보를 빠르게 공유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게 된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정보를 맞춰가는 과정이 프로젝트 진행의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이다.

이를 위해 실시간 소통 도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슬랙과 같은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공개적인 방식으로 팀 전체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오픈 커뮤니케이션의 장점은 정보의 투명성과 실시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제 시간에 올바른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귀결된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지면 프로젝트의 돌발 상황에 대한 당황스러움을 줄일 수 있고, 팀원들 모두가 더 예측 가능한 상황 속에서 일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팀 내에서는 정신적 안정감이 자리 잡는다. 이는 단순히 대응 속도가 빨라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당황하지 않고 예측 가능한 영역이 넓어질수록, 팀은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고 프로젝트 일정 관리에도 유리해진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재무나 법무 부서의 담당자들이 점차 경계를 낮추고 협업의 문을 열어주는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그 결과,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잠재적인 일정 지연 리스크도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프로젝트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내가 정보를 얻는 즉시 팀 전체에 신속하게 전파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디펜던시로 인한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성과 중심과 관계 중심의 갈등: B2B와 B2C 사내 문화의 차이

B2B와 B2C 환경에서는 사내 구성원들 간의 관계에도 큰 차이가 생긴다. B2B는 계약에 따라 업무의 목표나 기간,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지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주로 프로젝트의 성공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흔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량이 부족한 리더가 프로젝트를 이끌 때, 구성원들은 높은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목표와 요구 사항은 명확한데 리더가 이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 결국 구성원들이 각자 해결책을 찾아야 하고, 이로 인해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B2C에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소비자의 요구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사내 구성원들끼리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B2C는 장기적인 고객 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구성원들끼리도 서로 관계를 고려한 말을 많이 쓰게 된다. 즉, 누군가 업무를 잘못해도 직접적으로 지적하지 못하고, 완곡한 표현으로 돌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정확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 결과 서로의 성장에도 제약이 생긴다.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배려가 오히려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인 셈이다.

B2B와 B2C의 또 다른 차이는 업무 집중도에서 나타난다. B2B에서는 계약을 기반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성과를 달성해야 하다 보니, 사내 구성원들도 업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B2C는 당장 눈앞에 고객의 압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조금 느슨해질 수 있다. 즉각적인 압박이 없으니, 업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유연해지는 대신, 그만큼 느슨해지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결국 B2B는 성과 중심으로 돌아가는 반면, B2C는 관계 중심의 협력이 더 중요하다. B2B에서는 명확한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성이 우선시되고, B2C에서는 소비자와의 장기적 관계뿐 아니라, 사내에서도 서로의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관계 중심의 접근이 때로는 솔직한 피드백을 방해하고, 구성원들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B2B 기업에 AI를 파는 일, 왜 이렇게 힘든가?

AI 기술이 비즈니스에 도입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B2C 기업에서는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개선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공적으로 도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B2B 기업의 경우, AI 도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며, 이는 주로 의사결정 구조의 복잡성과 실무자의 비합리성에서 기인한다.

B2C 기업에서 AI 도입은 주로 내부 사용자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경험했던 한 사례에서도, B2C 기업은 AI 도입 결정을 자체적으로 주도하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도입 과정과 결과를 평가했다. 직접 도입을 주도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명확한 목표와 기대치를 바탕으로 AI의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B2C 기업은 고객의 기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므로, AI 도입이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B2B 기업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AI 도입을 결정하는 주체는 주로 고위 임원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실무자들은 변화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고 이를 비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B2B 기업에 몸담았을 때, C사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려 했던 경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C사는 CS 콜에서의 리스크를 AI로 판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은 리스크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AI의 판단 결과를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실무자들은 AI의 객관적인 결과 대신, 그들의 비일관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을 더 신뢰했다. 특히, AI의 판단을 평가할 때조차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해, 기술의 효율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는 B2B 기업의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실무자들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며 AI의 도입을 귀찮은 변화로 인식하기 때문에, 고위 임원이 AI 도입을 주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많은 B2B AI 프로젝트가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종료되고 만다.

B2B 기업에서 AI 도입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의사결정 구조의 복잡성이다. AI 도입을 결정하는 임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성을 고려하고 통찰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지만, 이를 실무에 적용하는 주체는 단기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실무자들은 AI 도입이 기존 업무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귀찮게 여기거나, 자신의 역할이 위협받는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B2B 기업이 고위 임원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바쁜 임원들과의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AI 도입 과정에서 초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사례가 많다.

AI는 비즈니스 혁신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B2B 기업에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와 실무자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실무자들의 저항감과 비일관적인 판단은 AI의 성과를 왜곡하고, 그 결과 많은 AI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며 마무리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위 임원의 강력한 지원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며, B2B 기업의 AI 도입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자세: 워라벨 속에서도 나아가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중요시하며, 승진이나 경쟁보다는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경쟁이 기본이 되는 환경이다. 직장 내에서든, 개인의 성장 과정에서든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흘러가는 강물에서 열심히 헤엄치지 않으면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노력이 없다면 도태되기 쉽다. 그렇다면, 워라벨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성장은 단순히 승진과 같은 외적 성취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려는 자세다. 맡은 업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넘어서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그 핵심이다. 예를 들어, 일을 처리할 때 일반적인 수준의 목표가 아닌, 그보다 150%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과정을 포함하게 되며, 그 자체가 성장의 과정이 된다.

스스로 설정한 목표가 높을수록 기존 방식만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더 나은 방법, 더 빠른 방법, 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사람은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자신이 맡은 일에 열과 성을 다하며, 매 순간 스스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진정한 발전으로 이어진다.

요즘은 기술의 발전으로 업무와 성장을 동시에 이루는 것이 가능해졌다. 특히 AI의 도입은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AI 도구를 활용해 단순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업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머릿속 아이디어를 빠르게 정리하고, 이를 문서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본질적인 일에 더 집중하고, 부차적인 작업들은 AI의 도움을 받아 처리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AI 활용은 단순한 시간 절약을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빠르게 실행하고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직장 내에서 성과를 더 높게 유지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워라벨을 중시하면서도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다. 퇴근 후나 주말과 같은 시간을 활용해 업무와는 다른 영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단, 중요한 것은 그 시간들이 반드시 회사 업무와 직접 연관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관심사나 전문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직장에서 머무르려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자세다. 워라벨을 유지하면서도 본질적인 성장의 과정을 이어가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기술을 활용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노력과 더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태도는 현대 사회에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통제의 덫: 왜 상사의 간섭이 성과를 망치는가?

얼마 전 아이들이 미술 대회에 나갔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아이는 풍경화를 자유롭게 그리고 싶어 했지만, 와이프가 계속해서 그림에 개입했다. 한 번은 “네가 알아서 해”라고 했다가도, 잠시 후 다시 간섭하며 아이에게 사람을 그리라고 했다. 결국 아이의 그림은 주제와 맞지 않게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엄마의 간섭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었고, 그림은 주제에서 벗어나버렸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회사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상사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로 인해 팀원들이 자율성을 잃고, 성과 또한 저하되는 문제를 낳는다. 이는 대개 상사가 팀원들을 믿지 못하거나,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려 하거나, 명확한 목표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상사가 팀원들의 결과물을 믿지 못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문제는 단순히 팀원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상사와 팀원 간의 기준점 차이일 수 있다. 특히, 경험이 많은 시니어를 상대할 때 상사는 자신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이를 팀원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어렵고, 특히 정성적인 기준일 때 상사와 팀원 간의 기대치 차이는 더욱 커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이다. 상사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논리와 합리성에 기반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팀원들과 유연한 대화를 통해 기준을 조율해야 한다.

또한, 상사가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려고 할 때 팀원들의 자율성은 크게 위축된다. 이는 결국 성과의 저하로 이어진다. 마치 앞서 언급한 미술 대회에서처럼, 상사의 개입이 지나치면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일에 주도권을 잃고,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상사는 세부 사항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상사 스스로는 더 큰 전략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으며, 팀도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목표 없이 상사의 만족을 목표로 삼게 되면, 팀원들은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성과를 내기보다는 정답 맞추기 게임에 몰두하게 된다. 이는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심각하게 저해하며,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사는 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상사의 신뢰 부족, 과도한 통제, 그리고 목표의 불명확성에서 기인한다. 상사는 팀원들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마지막에 말하는 이유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내 의견이 늘 옳다고 믿었다. 동료들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보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곤 했다. 나는 다르게 생각했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미래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 그래서 당장 눈앞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사람들보다 나의 판단이 종종 더 정확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익숙했기에, 내가 옳다는 확신이 있었다.

특히, 똥인지 된장인지 굳이 찍어 먹어보기 전에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직감적으로 판단이 서는 순간들이 있었고,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다. “왜 이렇게 뻔한 걸 보지 못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회사 규모가 커지고, 내 직급도 높아지면서,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처음에는 문제의 논리적 해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감정, 조직 내부의 정치적인 요소, 그리고 때로는 운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 논리나 통찰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단지 그것만으로는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를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논리적으로 맞다’는 게 상황을 장악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는 보장은 아니었다.

이런 복잡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내 의견을 주장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내 의견을 먼저 듣기를 바랐고, 종종 내가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방식이 항상 최선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마지막에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원칙을 세우게 됐다.

이 변화는 내게도 쉽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차분히 듣고 기다리는 일이 가끔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전에는 빠르게 결론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편했다. 하지만 이제는 직급이 높아지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단순히 정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이 그들의 동기부여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이가 들고, 직장에서의 역할이 변하면서 내 의견을 주장하는 방식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여전히 나는 내 생각이 맞을 때가 많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걸 바로 말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들이 놓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들의 생각을 듣고 마지막에 말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느끼고 있다.

이제는 나만의 통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에 말한다. 그게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꼰대가 필요한 시대가 온다

90년대의 직장 문화는 엄격하고 보수적이었다. 정장 차림이 기본이었고, 상사의 말에 대꾸는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문화도 점차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구성원 간 격의 없는 대화가 가능해졌고, 복장 역시 자유로워져 가벼운 복장으로 회사에 출근하거나 외부 미팅에 나서는 이들도 생겨났다. 형식과 제약을 탈피해 자율성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자유가 어느 순간 방종으로 이어지면서 직장 내 규율이 무너지고, 직책자의 권위까지 도전받는 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자유의 남용은 프로젝트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의 전체 관리자로서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필수적인 미팅을 요청했을 때도 특정 팀의 구성원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유를 들며 참석을 거부하는 일이 생겼다. 또한 자유로운 발상이 필요한 미팅임에도 불구하고, 회의 내용이 미리 구체적으로 정리된 자료를 요구받기도 했다. 발산 단계에서의 아이디어를 제한하려는 이 같은 요구는 자칫 회의의 본래 목적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관리자 입장에서는 비협조적인 태도와 정보 부재로 인해 전체 프로젝트의 진척이 어려워지며, 실패 확률마저 높아지는 것이다.
수평적인 분위기와 자유가 주는 장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직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규율과 책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의견을 존중하되,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절차와 책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직원들 중에는 수평적 문화를 추구하면서도 직장 내 규율의 중요성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유와 방종은 분명히 다르며, 수평적 문화 속에서도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규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이제 직장 내 문화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있다. 예전의 보수적인 문화와 지나치게 자유로운 문화를 모두 경험한 끝에, 직장 내 원칙과 규율이 다시금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예의를 중시한다기보다, 회사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원칙과 규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