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프로젝트를 관리할 때 90% 이상이 커뮤니케이션일 정도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직장 스트레스는 타인을 대하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도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제입니다. 매니저는 결정할 것들이 많고, 때로는 프로젝트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단호한 결정들도 필요합니다. 미팅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만나기 때문에 서로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단호한 의견을 주장할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스스로를 일치 시키기 위해 강한 태도를 보이며 말을 합니다. 논쟁이 격화되면 점차 흥분하게 되면 말투가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지며, 상대방의 말을 끊기도 합니다. 이런 태도는 상대방의 도마뱀 뇌를 활성화 시킵니다. 도마뱀의 뇌가 활성화 된 상대는 더 이상 당신이 하는 말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며, 당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만 집중하게 됩니다. 당신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 단호한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조용하고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흥분한 상태로, "아니! 이건 구조적으로 당신 팀에서 하는게 맞는거죠!"라고 말할 때와, 미소를 머금은 채로, "구조적 이점을 봤을 때 이건 XX님 팀에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 다른 효과를 가져옵니다. 전자는 상대의 감정을 자극해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하지만, 후자는 당신의 주장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충돌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연습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입니다. 강형욱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개가 아닌 개주인들을 훈련(?) 시킵니다. 강형욱을 처음 봤을 때 미소 짓는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투 때문에 매우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형욱의 말은 매우 단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개만 생각해서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주인의 모습을 봤을 때 누구나 화가 날겁니다. 그런데 강형욱은 목소리를 높여, "그럼 다른 사람 안전은 생각 못합니까??"라고 외치지 않고, 나긋나긋하게 "그럼 다른 사람이 위험해지는건 괜찮아요?"라고 말합니다. 형식이 강하지 않다고, 내용이 강하지 않은게 아니라는 겁니다. 미소를 지은 강형욱의 조용한 말에도 개주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일종의 '조용한 팩트폭력'입니다.

다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효과적인 추임새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는 몇몇 추임새들을 소개합니다. "아까 XX님이 말씀하신 것처럼..."이라는 추임새는 나는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으며, 당신이 했던 말을 기반으로 말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XX님도 알고 계시겠지만..."이라는 추임새는 저의 의견을 말하는 중임에도, 이것이 나의 특별한 의견이 아니라 상대도 충분히 알았을 법한 내용이라는 의미로 상대의 지적 수준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XX에 저희가 동의했듯이..."라는 추임새는 다름보다는 합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회의에서의 논쟁은 때로 대부분 동의하는 사안과 별개로 별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대한 감정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추임새를 활용해서, 작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목적을 위해 논의중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보면 알맹이보다 형식을 통해 만들어 가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지만' 유치원생을 대하듯 해주는 배려는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의 상위 목적은 일을 완료 시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감정이 상하지 않은 상태가 핵심입니다. 감정이 상하지 않은 것을 넘어 모두가 그 업무에 긍정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정글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법 - 이해관계자 관리

정글에서의 프로젝트

여러분은 지금 비행기가 추락해 정글에 불시착 한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하게 될까요? 먼저 주위를 살펴서 몸을 숨길 만한 장소가 있는지, 먹을 것은 있는지 파악하려 할 것입니다.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끝나면 주위에 맹수는 없는지, 도움을 청할 방법이 없는지 등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도 비슷한 일들이 처음에 벌어집니다. 여러분은 이 프로젝트가 왜 시작되었는지, 회사의 이익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러분의 커리어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의 프로젝트의 배경과 상황에 대해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주위에 맹수가 없는지 도움을 줄만한 사람이 없는지 찾아봐야겠죠?

“네? 회사에 무슨 맹수가 있나요?”

회사에는 프로젝트의 진행을 방해할 맹수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 도움을 줄만한 사람들도 많으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이해관계자 파악하기

이런 모든 사람들을 가리켜 이해관계자(Stakeholder)라고 부릅니다. 프로젝트 초기에 이해관계자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누가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지, 나를 방해할만한 사람은 누구인지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움은 최대한 받아내고, 방해는 최선을 다해 막아내어야 하겠죠. 이해관계자는 보통 네가지의 유형으로 분류 합니다.

강한 영향력 & 높은 관심

이 유형의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잘 모셔야(?) 할 분들입니다. 프로젝트 스폰서인 임원 이상의 직급이 이 유형에 속할 확률이 높습니다. 스폰서는 프로젝트가 잘 돌아가게 관심을 가지고 자원을 제공해 줍니다.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당신의 팀장도 여기에 속할 수 있습니다. 또,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덕트 팀도 이 유형입니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는지 끝없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물론 강한 영향력은 부정적으로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유형의 이해관계자들과는 서로 생각하는 것과 목표가 동일한지 최대한 빈번하고 상세히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강한 영향력 & 낮은 관심

이 유형은 강한 영향력&높은 관심 유형에서 흑화된 사람들입니다. 매우 바쁜 대표나 임원, 팀장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도와야 할 사람들이지만, 너무나 바쁜 일이 많아 프로젝트가 돌아가는데 관심을 가지기 힘든 사람들입니다. 이 유형은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이다가 특정 순간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부류입니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어서 대화를 할 기회도 없지만, 프로젝트의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자신의 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프로젝트의 방향을 바꾸거나, 결과를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유형을 상대할 때는 더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적은 이들이 좀 더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이게 만들고, 뜬금없이 프로젝트를 뒤집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시도에도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지속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장이나 회사의 상황에 따라 야심차게 시작한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점차 낮아지는 경우는 빈번하고, 이런 경우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것이 시간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다시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우선순위를 다시 식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약한 영향력 & 낮은관심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당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없습니다. 지나가면서 당신과는 날씨 얘기 정도를 주고 받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당신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지만, 프로젝트를 망가뜨릴 만한 나쁜 행동도 하지 않는 평범한 소시민들입니다.

약한 영향력 & 높은 관심

이 유형을 이야기 하기 위해 앞에 빌드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특이한 유형입니다. 저는 이 유형을 다양한 단어로 표현하고는 합니다. 간섭이 심하다는 뜻에서 ‘시어머니’나 ‘오지라퍼’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프로젝트의 속도를 저하시키는 ‘속도방지턱’이라는 표현도 사용합니다. 이들은 프로젝트에 공식적인 권한은 없지만 모든 일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끼칩니다.이들의 불필요한 오지랖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속도가 저하되기도 하며, 핵심 담당자가 의욕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은 천성적으로 단순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고민하지 않아야 할 영역들,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를 사항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유형이 프로젝트 근처에 많다면 프로젝트의 실패 확률은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런 유형은 의도적으로 프로젝트에서 배제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무리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를 잘 파악하고, 프로젝트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이해관계자들과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사라는 정글에서 맹수에게 물려가거나 귀찮은 모기에게 계속해서 물어 뜯기지 않고, 당신의 탈출을 도와줄 수 있는 귀인을 반드시 찾기를 바랍니다.

이해관계자에 대한 영상을 보고 싶다면

프로젝트 매니저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3가지

PMP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신경써야 할 것들을 열 가지로 분류한다. 통합관리, 범위관리, 일정관리, 원가관리, 품질관리, 인적자원관리, 의사소통관리, 위험관리, 조달관리, 이해관계자 관리가 그것이다. 분류된 영역 모두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중요하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낀 바로는 통합관리, 의사소통관리, 그리고 이해관계자 관리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이 세가지 영역은 사람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패가 결정된다. 혹자는 이해관계자관리라는 말에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자율성을 주고 올바른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영역의 관계

이해관계자 관리는 가장 어려운 영역이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는 프로젝트의 전반을 구성하는 각각의 점이다. 이해관계자의 범위는 무척 넓다. 프로젝트에 영향을 주는 사람은 모두 이해관계자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어주는 스폰서도 이해관계자이며, 지나가다 프로젝트 상황에 무책임하게 훈수를 던지는 사람도 이해관계자다. PMP에서는 이해관계자를 다음과 같은 네부류로 나누고, 각각에 대한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이해관계자의 분류

이해관계자의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지향하는 가치나 사람의 성향은 사람마다 판이하게 다르다. 여기에 더하여 각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가 다르고 영향력이 다르다. 이런 사항들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동상이몽인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지만 그 과실을 나눌 때 자신의 몫을 많이 챙기기 위해 항상 충돌한다. 때로 프로젝트의 실패를 남몰래 바라는 이해관계자도 존재한다 각자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는 이해관계자를 프로젝트의 성공이라는 상위 관점에서 조율하려면 각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이익이 어떤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이해관계자의 이익추구가 전체 프로젝트의 성공을 방해할 때는 과감하게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묵살해야 할 때도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최대한 만족시키려 노력해야 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만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것은 마치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논의에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리버럴과 극우 기독교 단체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것과 같다.

의사소통 관리는 가장 주요한 영역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업무의 80~90% 가량을 의사소통에 사용한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해야할 말을 정확하게 잘 하는 것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은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PM+P 프로젝트 의사소통 관리 개요’에 따르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역량이 부족한 관리자로 인식되며,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못하면 둔하고 영리하지 못한 관리자로 인식된다고 한다. 이 외에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한 것으로 즉시성이 있다. 의사결정이 필요하거나 문제해결이 필요할 때 즉시 담당자들과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의 병목이 되는 문제를 방지한다. 또한 일찍 시작된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프로젝트의 버퍼를 확보하는데 수월하다. 즉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회의가 필요한데 회의는 반드시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해관계자 간 시야의 차이

통합 관리는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영역이다. PMP 교재에서 대개 통합관리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통합관리는 프로젝트 매니저만이 할 수 있으며,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 가장 큰 가치를 준다. 통합관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위에 언급된 이해관계자 관리와 의사소통 관리다. 의사 결정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상황을 전달하고 의사 결정의 포인트를 적절하게 정의함으로써, 다른 부서의 높은 이해관계자들(High Stakeholders)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실행단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큰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단위 업무를 하는 이해관계자는 전체 관점의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업무에 집중한다. 상위 관점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의 임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각 단위 업무가 왜 필요하며, 무엇을 언제까지 완료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단위 업무가 모여 결국 프로젝트가 완성된다. 단위 업무 간에는 의존관계(dependency)가 있기 때문에 각 업무가 끝나는 시점이 중요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통합 관리 없이는 프로젝트의 각 단위업무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게 된다. 나는 내가 단위업무를 통합해서 전체 프로젝트를 한걸음씩 진행시키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가장 어려운 이해관계자 관리, 가장 주요한 의사소통 관리, 그리고 프로젝트에 가장 가치를 주는 통합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라는 직업은 꽤나 매력적이다.

 

프로젝트 컨설팅이 필요하다면 – Link


프로젝트 매니저가 가져야 하는 태도

린다 A힐과 켄트 라인백의 저서 ‘보스의 탄생’에서는 관리자가 겪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 말한다.

  •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일을 책임져야 한다
  •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
  • 직원들에게 감독인 동시에 심판이 되어야 한다
  • 다양한 구성원으로 응집력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 팀과 그 팀을 둘러싼 환경, 두 가지 모두 관리해야 한다
  • 오늘과 함께 내일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 변화를 주도하면서 연속성을 유지해야 한다
  • 더 큰 이득을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하나하나 읽다보면 정말 기가 찬 상황이다. 모순된 상황이 하나만 있어도 힘든데, 무려 여덟가지의 모순점이라니… 보통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 환경에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겪게 되는 모순은 주로 1번과 2번에 집중되어 있다.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일을 책임져야 한다

책임을 지는 것은 결과가 나왔을 때 필요한 태도이다. 결과가 잘 나오면 그것은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구성원들이 잘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아무리 관리를 하더라도 실제 업무 담당자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실패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공을 위해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노력이 필요했듯이, 실패를 한 것도 실제로 일을 하는 업무 담당자들이 일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실제로 무엇인가를 하지도 않았는데,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 것이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모든 매니저가 겪는 일이다. 스포츠 팀의 매니저 역시 팀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경질을 당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매니저가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개념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우리나라에서 매니저는 일이 잘못되면 자신은 빠져 나오고 아랫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퍼거슨 이후 맨유 감독들에게 애도를…

그렇다면 왜 매니저는 실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 많은 매니저들이 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면, 실패에 책임을 지는 매니저가 조금 더 많아지지 않을까? 권한과 책임은 항상 같이 다닌다. 매니저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책임을 담보로 권한을 위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에서 수평적인 문화가 강조되고 있다. 또한 예전 같은 강한 프로젝트화(projectized)가 되는 상황이 아닌 매트릭스에 가까운 프로젝트 환경이 일반적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권한이 꽤나 제한적이다. 프로젝트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도 없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재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권한을 부여 받는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권한을 얻게 된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보고를 위해 높은 위치의 이해관계자를 만난다. 자원의 확보 및 업무 현황을 논의하기 위해 기능관리자(functional manager) 역시 만나게 된다. 의사소통이 주된 역할인 프로젝트 매니저는 주요한 의사소통 통로를 장악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밖에 없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상위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프로젝트 매니저의 힘이자 권한이다.

다음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일정을 관리함으로써 권한을 얻는다. 프로젝트 전체의 일정을 관리하는 것은 프로젝트 구성원들의 시간을 임의로 사용한다는 뜻이다. 물론 세부적인 일정은 프로젝트원들과 협의를 해서 정해야 하고, 개인의 일정이 충돌을 일으키는 상황이면 충돌을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정하는 주도권이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큰 권한이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관리자는 업무를 할당하고 체크함으로써 권한을 가진다. 수평적인 조직에서의 프로젝트 매니저라면 업무를 막무가내로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그 업무가 필요한지를 서로 간에 합의하고, 업무를 부탁하는 식으로 처리를 할 것이다. 협조의 형태로 업무가 할당 되겠지만, 프로젝트 매니저가 단위 업무를 식별하고, 담당자에게 할당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업무를 할당하고, 진행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자체가 곧 권한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권한을 부여 받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 자신이 책임지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진심으로 자신이 책임 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다면, 애초에 매니저라는 직책은 맡지 않는 것이 옳다.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

책임을 지는 것이 결과에 대한 문제라면, 지시하지 않으면서 직원의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은 실행(execution)의 문제이다. 직접 단위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하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나는 머리와 가슴까지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머리를 움직이게 하려면,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업무의 당위성을 설득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가슴을 움직이게 하려면 구성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어야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안개 속에 있는듯한 프로젝트를 조금씩 명확하게(tangible)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체 목표를 바라보면서도 업무를 씹어먹을 수 있는(bitable) 단위로 쪼개고, 각 업무 간의 의존성과 우선순위, 그리고 진행순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정된 프로젝트 계획은 구성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어, 그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혼란스럽지 않은 상태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율성을 인정해 주는 것도 쉽지는 않다. 상호 간에 합의한 마감일이 있었음에도 마감일 며칠 전에 업무의 진행 상황을 물어보면 자신의 자율성을 침해 당했다는 생각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 마감일이 되어서야 확인을 하면, 사전에 아무런 고지도 없이 그제서야 일정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죄수의 딜레마’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했다고 여겨지는 ‘티포탯’ 전략이다. — <전략의 탄생, 애비너시 딕시트, 배리 네일버프 저> 이 전략은 처음에는 협력을 가정하고, 상대의 행동에 따라 계속해서 협력할지 배신할지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나는 프로젝트 일정 체크를 할 때 처음에는 마감일이 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서로가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고 자율성을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업무 담당자가 몇차례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업무의 완료 여부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이상적인 경우는 완료일에 대한 약속이 지속적으로 지켜지면서 프로젝트 매니저와 업무 담당자 간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계속해서 업무 담당자의 자율성이 지켜지는 환경이 보장되면 업무 담당자는 가슴이 움직인 상태(engagement)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내가 프로젝트를 관리하면서 가장 효과적이라 느꼈던 방법이 있다. 효과적이라 판단했던 근거는 내가 이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할 수록 각 업무 담당자들의 굳은 표정이 조금씩 밝아졌고, 맡은 업무에 대해 좀 더 꼼꼼히 처리하는 모습이 보였으며, 프로젝트의 전체 분위기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도 올라간다.

먼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끊임없이 일정을 챙기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대한 많은 프로젝트 구성원들과 최대한 자주 대화를 해야 한다. 그 대화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결과 뿐 아니라 그들이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과, 업무를 진행하며 하는 생각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이 진정 힘들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으며, 그 방해물(impediment)을 제거해 주는 것이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 중 하나이다.

다음은 프로젝트 매니저 스스로가 가지는 업무에 대한 태도이다. 회의를 참석할 때나, 문서를 작성할 때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에 보이는 태도는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그대로 전파된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업무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을 보이는 것이 백마디의 말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 가고, 프로젝트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아주 매력적인 직무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문화에서는 많은 개발자들이 연차가 올라가면서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선임 개발자와 프로젝트 매니저가 하는 업무의 성격은 완전히 다르며, 관리를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모순점이 가득한 관리업무지만, 관리 업무 내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매니저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로젝트 관리를 영상으로 배우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