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될 권리

세상은 분명 과거보다 더 좋아지고 있지만, 인터넷의 무시무시한 전파력으로 인해 나쁜 일들이 멀리, 빠르게 퍼져나간다. 문제는 인간이 타인의 감정에 영향을 받고 감정이 증폭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도 사람들은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았지만, 출퇴근길에 스포츠 신문 한 부 보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게 툭 던져 놓으면, 그 이후로는 현실에서 살 수 있었단 말이지. 나쁜 일들이 소리소문 없이 묻힌 과거가 좋은걸까. 모든 일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 다같이 스트레스를 받고, 하나의 타게팅 된 사건에 인터넷 조리돌림이 발생하는 지금이 좋은걸까. 과거부터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던 '알아야 할 권리' 대신 '몰라도 될 권리'가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화물용 엘레베이터의 용도

지금 나는 화물 엘레베이터 바로 앞자리에 앉아 있다. 며칠 전에 HR 담당자가 새로 들어온 직원들과 사무실 투어를 하면서, 화물 엘레베이터 앞에서 서서 "이 엘레베이터의 용도는 무엇일까요?"하고 물었다. 정답은 큰 재활용 쓰레기를 내다두는 장소였다. 하지만 매일 실사용 용도를 보는 나로서는, '담배 피러 갈 때 사용하는 엘레베이터요'라고 답을 하고 싶은걸 꾹 참느라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