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팔이 사이에서 전문가를 찾아내는 방법
요즘 개인브랜딩에 관심이 높아지고, 웬만한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겠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빈번한 노출로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고 그 인지도로 영향력을 높이며, 다시 노출로 이어지는 패턴이 종종 보이는데요. 저는 이들 중에 ‘약팔이’를 구별해 내는 방법으로 두 가지 기준을 생각합니다. 이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할 때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결 했다고 하거나, 단번에 특정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면 약팔이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매우 복잡합니다. 회사는 세상의 축소판이라 불릴만큼 복잡도가 높은 곳입니다. IT 기업은 대부분 기술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미래의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제품이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대규모의 트래픽을 경험해 본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초기에 지나치게 확장 가능하고 유연한 구조를 설계하면 필연적으로 초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이유로 초기 IT 기업의 제품에는 기술 부채가 쌓이고 레거시가 생기게 됩니다. 서비스와 조직이 커지면서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만, 서비스가 계속 돌아가는 상태에서 초기의 레거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기술의 문제 뿐 아니라 구성원 관점에서도 레거시가 있습니다. 초기 멤버들은 큰 영향력과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커가면서 관리자들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초기 멤버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초기 멤버이기 때문에 목소리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비단 스타트업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국지를 읽어보면 제갈량이 먼치킨으로 모든 조직을 장악하고 성공적으로 업무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관우와 장비 등의 초기 멤버의 텃새를 엄청나게 견뎌내었을 것입니다. 유비가 오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부분 부분 그런 모습들이 드러납니다. 능력이 없는데 영향력만 큰 멤버를 썩은 사과로 정의하고 잘라내면 되지 않겠냐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리소스가 항상 부족한 회사에서는 ‘썩은 사과’를 대체할 ‘신선한 사과’를 찾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실질적인 인력 공백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런 문제는 사람의 감정 문제가 엮이다 보니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를 ‘내’가 ‘단숨에’ 해결했다는 말은 거짓말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전문가가 나와서 이런 말을 한다면 저는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 시간이 꽤 오래 걸렸으며,
- 완전하게 해결했다기 보다는 옳은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 일회성 해결책은 없으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많은 약팔이들이 혹세무민 하는 세상에 이 정도의 기준이면 조금은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요?
Untitled
매일 아침 7시 30분경이면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선다. 길을 걷다 보면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들과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를 겨누고 있는 나를 거의 매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생각해 봤다. 출근하는 상황의 사람이라면 부러운 마음이 들 수도 있을테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 나를 전업 사진가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요즘 출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이 가득찬 버스나 지하철을 탈 일도 없다. 6시에 일이 끝나더라도 집에 도착하려면 한 시간 이상이 걸려 녹초가 되는 일도 없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잘해야 한다.
몰래카메라
예전 몰래 카메라가 한참 유행했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만약 당하는 사람과 방송국도 모두 미리 알고 짜고 치는거였다면, 몰래카메라를 보고 즐거워 하던 시청자가 매번 몰래카메라에 당한 셈인거지?
소비의 효용
소비를 할 때, 소비 자체의 즐거움과 소비로 인한 실제 효용이 있는 것 같다. 전자는 필요의 발견, 제품과 서비스를 검색할 때의 설렘, 구매의 쾌감, 택배가 도착할 때까지의 기다림이 모두 포함되고, 후자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 내 필요를 만족시켜주는가 하는 부분이다. 소비의 가치는 전자와 후자가 더해지는 것이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오히려 전자가 7이고 후자가 3인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래... 쿠팡 로켓 와우 당일 배송 기다리면서 쓴 뻘글이다.
원시인이 된 기분
편의점에 택배를 보내러 갔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적응이 안되는거다. 키오스크에 상대주소와 내 주소를 입력하는데 한참이 걸리고,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최근 몇 년 간 삼성페이만 썼던 터라, 실물 카드로 계산을 해야 하는데 어디에 넣는지 알 수 없었다. 주인 아줌마에게 어디다 넣냐고 했더니 한심하는 듯이 알려주었다. 택배는 택배 보관함에 넣으라고 하는데 어리버리 얼을 타면서 보관장 앞에 쌓여있던 바구니에 넣는거냐고 물었다. 아줌마는 또 한심해 하며 장 안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거면 왜 택배보관 장 앞에 그 바구니를 쌓아둔거야... 오랜만에 원시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