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지랄 3대장
처음엔 몸을 편히 쉴 수 있는 리클라이너 하나가 있었으면 했다. 아버지가 사용하던 스트레스리스 리클라이너를 중고로 가져왔다. 음악을 좀 더 좋은 음질로 듣고 싶어 울트라손 내추럴 헤드폰을 샀다. 출력이 부족한 것 같아 ifi 그리폰을 샀다. 울트라손으로 좀 부족하지 않나... 젠하이저 헤드폰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돈지랄 3대 취미라는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에 전부 맛을 들이고 있다.
쓸데없는 질문
시어머니나 직장 상사가 '나랑 있으니까 불편하지?'라고 묻는건, 자신이 불편한걸 모르는건지, 불편하지만 아니라고 답해주기를 바라는건지, 위치에서 오는 불편함을 넘어선 인간적인 교감이 있기를 바라는건지, 도대체 왜 이런 질문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인간은 날 수 있을까
인간은 3차원 공간에서 x축과 z축으로 움직인다. 때때로 y축을 타고 움직일 때도 있지만, 이건 산이나 계단을 올라간다든지, 비행기를 타거나 도구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새들은 y축을 마음껏 활용해서 날아다닌다. 새들이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모든 힘 중에 왜 중력이 가장 약한 힘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조금 가벼운 무게와 날개짓만 있어도 중력은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그 약한 힘도 공중에서 떨어지는 인간에게는 무서운 힘으로 작용한다. 새 뿐만 아니라 y축을 활용하는 동물들이 또 있다. 물 속에 사는 생물들도 자유롭게 y축을 타고 이동한다. 물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단 공기를 매개로 하는지 물을 매개로 하는지만 다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도 물 안으로 들어가면 y축을 활용할 수 있다. 단지 공기 중에서 중력을 이기지 못할 뿐이다. 그러면 우리가 날 수 없다는 것은 공기 속에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건데, 공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필연적일까. 사람이 공기 중에 살아가니까 필연적인 기준점일 수 있겠다. 공기중에서 새들은 날아 오르고, 물고기는 물 속에서 날아오른다. 인간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조금은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삶
흘러나오는 음악. 따뜻한 보이차. 원목 책상. 또각거리는 적축 키보드. 바깥으로 보이는 아침 햇살. 살면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행복해서 두려울 지경.
졸부의 위험성
복권 당첨 등으로 갑자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다시 가난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돈을 점진적으로 벌면서 점차 큰 돈을 소비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생긴 큰 돈을 펑펑 쓰다 보니, 복권 당첨만큼의 돈이 생길 일은 더 이상 없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소비 습관이 형성된다. 이러면 끝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
왜 하늘은
각각의 개체는 각자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욕망이 상충되면 죽도록 싸우게 되고, 윈윈 포인트를 찾으면 행복해질 수도 있다. 산책 중 벤치에 앉아 있다가 모기에게 발목을 물렸는데 갑자기 든 생각이다. 모기의 욕망은 피를 먹어서 배를 채우는 것이다. 내 페인포인트는 피를 빼앗겨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모기가 문 자리가 가려운 것이다. 모기가 내 피를 빼앗아 간들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겠나. 그렇다면 모기와 나의 윈윈 포인트는 가렵지 않게 모기가 내 피를 빨아 먹으면 그만인건데, 왜 하늘은 모기에 물리면 간지럽게 만들어서 내가 모기를 증오할 수 밖에 없게 되었나 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