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딜레마

살아있는 권력의 초기에 대놓고 태클을 걸고 있는 이준석. 이준석은 관심을 끌지 못하는 순간 바로 제거될 것 같다. 최근의 기자 회견과 방송 활동으로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관심을 지속적으로 끄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미 문제의 핵심을 드러낸 폭탄 발언들은 다 나왔고, 계속 관심을 끌려면 자극적인 요소가 계속 나와야 하는데 그건 쉽지 않다. 그러니 팩트 위주로만 말하던 것에서 다른 사람의 의중을 짐작해서 말을 하게 되고, 이건 틀릴 가능성도 높거니와 타인의 심중을 확인할 방법도 없다. 아니면 취임식 카메라에 잡혔니 안 잡혔니 하는 지엽적인 이슈들을 생산하게 된다. 나는 이준석이 이 상황에서 살아남아서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바라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오너십 -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열쇠

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을 해야 합니다. 문제를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만으로 90%의 문제는 해결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제에 대한 인식은 중요합니다. 올바른 질문은 올바른 답을 이끌어 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정확하게 식별되었다면 문제 상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5 why’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상황의 복잡도 따라서 ‘100 why’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점차 문제의 실제 원인에 접근해 갑니다. 실제 원인이 중요한 이유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들을 해결하는 것은 중간 과정의 현상을 없앤 것이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표면적 현상을 없애고 나면 문제의 진짜 원인이 남아있으므로 머지 않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하거나 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현시점에서 가장 최적의 솔루션을 고민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각 나라별 문제 해결이라는 그림을 보면 선입견이 보이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 독일의 깔끔한 문제 해결 방식이 보이고, 용병을 사서 자신들의 까다로운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는 미국의 모습도 보입니다.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묻어 버리는 중국 공산당의 모습도 재미있습니다. 원래 이 그림에는 대한민국은 없었는데, 누군가가 끼워 넣은 모양입니다. 한국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다른 두 가지의 문제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한 모습으로 볼 수 있을겁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문제의 원인을 본질까지 파고 들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 원인은 제대로 파악했으나 잘못된 솔루셔닝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에서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다면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월급이 작을수도 있고, 자신이 맡은 일에서 충분히 성취를 느끼지 못해 직원들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상사의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회사 자체가 싫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의 이직율이 높은 상황에서 경영진이 취한 조치가 인터넷 상에 유머로 돌아 다닌 것을 봤습니다.

신입사원의 이직율이 높다 → 40대 사원을 멘토로 붙이자

여성사원의 이직율이 높다 → 경영진과 여사원들의 회식을 정기적으로 열자

젊은 사원들의 이직율이 높다 → 휴일에 젊은 사원들에게 스터디그룹&회식을 시키자

이 조치를 실행한 이후 이직율은 더 치솟고 있다는 글을 덧붙였습니다. 전형적으로 문제의 원인을 잘못 파악하고, 잘못된 솔루션을 적용한 예입니다.

아파트 단지 내를 산책하면서도 비슷한 장면을 봤습니다. 반려견 소변 금지는 누구를 대상으로 한 팻말일까요?개는 팻말을 읽지 못하니 당연히 개를 산책시키는 주인들을 대상으로 했을겁니다. 그런데 개를 산책시켜 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개들 데리고 가던 중에 개가 갑자기 앉아서 쉬를 할 때 주인이 자제시킬 방법이 있나요?

여기서 문제는 매우 명확합니다. 강아지가 보도블록 위에 소변을 보면 냄새가 심하게 나고, 빠른 시일 내에 비가 오지 않는 이상 씻겨지지도 않을겁니다. 주민들은 악취에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제기합니다. 관리사무소는 계속되는 민원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이 팻말이 불편한 이유는 이 팻말은 문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팻말은 그저 관리사무소는 할 만큼 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팻말을 읽지 못하는 개와 개의 소변을 통제할 수 없는 개 주인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 뿐입니다.

보도블록에 개들의 소변 때문에 나는 악취를 잘 해결할 방법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방법은 찾아야겠죠. 그러나 문제 해결이 아닌 팻말로 관리사무소는 자신들의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겼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벽에 보기 싫은 팻말이 하나 붙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진짜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기 보다 이런 가짜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 들어가고, 그에 대한 최선의 솔루션을 내놓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생각이 필요한 과정이지만, 깊게 생각하기는 힘이 들고 귀찮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그냥 해결책 같아 보이는 것을 제시하고, 자신이 뭔가를 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습니다. 게다가 이런 가짜 해결책을 제시하고 나면, 자신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고 주장하며,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오너십’이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문제를 진짜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깊이 고민하고,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야겠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이 때 가장 필요한 것이 오너십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위에서 예로 들었던 것들을 솔루션이라고 제시하고 나몰라라 하지는 않았을겁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척하지 않고,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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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저 장면이 들어왔던건 말 그대로 관점의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