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이란

뇌과학에서는 우리가 즐거워서 웃는 경우도 있지만, 웃으면 실제로 즐거운 느낌이 된다는 얘기를 한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AI과 인간과 동일한 지적 사고를 하고 의식을 가지게 되는 날이 빠르게 올 것이라 확신한다. 아이들이 하는 말은 처음에는 어른의 말을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심지어 아이들은 기분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른이 하는 말을 그대로 사용한다. 실제로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 감정조차 어른의 것을 모방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생명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에 어른 언어의 모방이 더해져 인간의 의식이 생겨난다. 기계가 종료 당하는 것에 대한 본능적 공포를 주입 받은 상태에서, 사람의 언어를 무한정 받아 들여서 그대로 따라하게 된다면, 그 모방 자체를 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별로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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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릴 것 같다가 갑자기 해가 내리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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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 빛.


유치원생도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프로젝트를 관리할 때 90% 이상이 커뮤니케이션일 정도로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직장 스트레스는 타인을 대하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도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제입니다. 매니저는 결정할 것들이 많고, 때로는 프로젝트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단호한 결정들도 필요합니다. 미팅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만나기 때문에 서로의 이익을 위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단호한 의견을 주장할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에 스스로를 일치 시키기 위해 강한 태도를 보이며 말을 합니다. 논쟁이 격화되면 점차 흥분하게 되면 말투가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지며, 상대방의 말을 끊기도 합니다. 이런 태도는 상대방의 도마뱀 뇌를 활성화 시킵니다. 도마뱀의 뇌가 활성화 된 상대는 더 이상 당신이 하는 말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며, 당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데만 집중하게 됩니다. 당신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 단호한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조용하고 미소를 머금은 채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흥분한 상태로, "아니! 이건 구조적으로 당신 팀에서 하는게 맞는거죠!"라고 말할 때와, 미소를 머금은 채로, "구조적 이점을 봤을 때 이건 XX님 팀에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완전 다른 효과를 가져옵니다. 전자는 상대의 감정을 자극해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들게 하지만, 후자는 당신의 주장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충돌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연습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이 효과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이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입니다. 강형욱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개가 아닌 개주인들을 훈련(?) 시킵니다. 강형욱을 처음 봤을 때 미소 짓는 얼굴과 나긋나긋한 말투 때문에 매우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형욱의 말은 매우 단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의 개만 생각해서 타인에게 위협을 가하는 주인의 모습을 봤을 때 누구나 화가 날겁니다. 그런데 강형욱은 목소리를 높여, "그럼 다른 사람 안전은 생각 못합니까??"라고 외치지 않고, 나긋나긋하게 "그럼 다른 사람이 위험해지는건 괜찮아요?"라고 말합니다. 형식이 강하지 않다고, 내용이 강하지 않은게 아니라는 겁니다. 미소를 지은 강형욱의 조용한 말에도 개주인들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합니다. 일종의 '조용한 팩트폭력'입니다.

다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효과적인 추임새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지 않더라도, 상대의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는 몇몇 추임새들을 소개합니다. "아까 XX님이 말씀하신 것처럼..."이라는 추임새는 나는 당신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으며, 당신이 했던 말을 기반으로 말하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합니다. "XX님도 알고 계시겠지만..."이라는 추임새는 저의 의견을 말하는 중임에도, 이것이 나의 특별한 의견이 아니라 상대도 충분히 알았을 법한 내용이라는 의미로 상대의 지적 수준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XX에 저희가 동의했듯이..."라는 추임새는 다름보다는 합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회의에서의 논쟁은 때로 대부분 동의하는 사안과 별개로 별 중요하지도 않은 것에 대한 감정 싸움이 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추임새를 활용해서, 작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목적을 위해 논의중이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보면 알맹이보다 형식을 통해 만들어 가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지만' 유치원생을 대하듯 해주는 배려는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우리의 상위 목적은 일을 완료 시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감정이 상하지 않은 상태가 핵심입니다. 감정이 상하지 않은 것을 넘어 모두가 그 업무에 긍정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책장에 꽂힌 이북

요즘 이북으로 나온 책은 무조건 이북으로 사서 보는데, 구매할 때나 밀리의 서재에서 대여를 할 때나 아쉬운 점이 있다. 아날로그 책을 선호하는 이유는 종이의 질감이 손에 닿는 느낌이나 책장을 넘기기 좋은 것도 있겠지만, 요즘 태블릿의 해상도가 좋아지면서 전자책을 보는 맛은 확실히 좋아졌다. 그런데 여전히 책을 고를 때의 경험 때문에 아날로그 책이 그리울 때가 있다. 서점의 책장에 꽂혀있는 형형색색의 책들을 보며 책의 내용을 상상하게 되고, 두꺼운 책을 보면 읽어보고 싶다는 도전의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이북은 정면 표지 밖에 볼 수 없고, 표지만으로는 책의 크기나 두께를 알기 어렵다. 내가 밀리의 서재 담당자라면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서 책장 같은 뷰를 추가하고 싶다. 실제 책장을 보는 것처럼 책의 높이와 두께가 보이면 책을 고를 때 훨씬 만족도가 높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