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으면 배에서 내리고 싶다
December 8, 2024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를 제한하라. 다시 말해 사람을 배제하기 위한 공식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선의를 가지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확고히 배제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비밀주의를 적용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린치핀에게 책임을 맡겨야 한다. 두 사람에게 공동책임을 맡기거나 태스크포스나 위원회를 만들어 이끌어서는 안 된다.” – 세스 고딘, 하나의 축구팀에는 반드시 한 명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 감독이 여러 명이라면 그 팀은 승리를 목표로 달리기 어렵다. 각 감독마다 철학과 전술이 다르기 마련이고, 선수들은 누구의…
직무를 배제한 개인의 성장이 가능할까?
December 7, 2024
부하 직원을 관리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성장과 기술 축적에 시간을 쓰고 싶다는 직장인들의 비율이 72%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조직 내에서 성공을 이루기보다는 자유롭게 일하며 개인의 성장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실전을 경험하지 않고 온전히 성장할 수 있을까? 축구 선수들이 훈련만으로 실력을 다지기 어려운 것처럼, 직장인 역시 실전 경험 없이는 성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감독들이 신인 선수에게 경기 종료 1~2분 전이라도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를 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 짧은 시간에도 실전의 압박감을 느끼고 경기의…
혼자가 더 나은 이유
December 6, 2024
누군가와 함께 무엇인가를 하기로 할 때는 그만큼 복잡해지고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 쉽다. 대학 시절에 후배와 함께 영어학원을 다니기로 한 적이 있다. 등록일이 되자, 후배가 부모님께 돈을 받지 못해 이번엔 힘들 것 같다고 연락을 해왔다. 후배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나의 결심마저 흔들리는 게 느껴졌다. 후배와 함께 하기로 계획한 일이었지만, 결국 그로 인해 내 의지도 한풀 꺾여버린 것이다. 이때부터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할 때 겪을 수 있는 위험성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와 맞추어 무언가를 할 때는 잘되면 시너지가 나지만,…
음성 명령이 열어준 새로운 창작의 시대
December 5, 2024
예전에는 걸어 다니며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메모지나 휴대폰을 꺼내 타이핑을 해야 해서, 현실적으로는 기록하지 않고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떠오른 생각을 기억해두고 자리에 앉아 적어두려 했지만, 일상 속에서 그 순간을 기다리다 보면 막상 아이디어는 잊히기 일쑤였다. 이런 순간들이 반복될수록, 짧고 단편적인 생각들이 메모장에 적히기보다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곤 했다. 이는 새로운 생각을 위한 기반이 되는 아이디어의 손실로 이어졌고, 창의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데도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 음성 인식 기술의 발달은 이 모든 과정을…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시대
December 4, 2024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노인은 신문지가 가득 담긴 봉투를 손에 들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노인은 자기가 방금 배송을 끝냈는데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집주인이 팁을 준 것 같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어폰을 끼고 있던 나는 그의 말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묘한 인상을 받았다. 그가 주위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애쓰는 듯한 모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작은 만남에서 나는 문득 현대의 소통 방식과 연결되는 점을 발견했다. 이제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 덕분에 누구나 특정한 대상에게 맞춘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게 된…
거대한 플랫폼의 공습 속에 사라지는 로컬 서비스들
December 3, 2024
현대 사회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결국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의 다양한 플랫폼들은 점차 특정 목적에 따라 시장이 한곳으로 집중되며 강력한 독점 형태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집적화 현상은 한 국가 내에서 시작되지만, 이내 글로벌 경쟁으로 확장된다. 한때 한국의 대표적인 SNS였던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에 밀려 사라졌고, 멜론 역시 유튜브 뮤직의 영향력 아래 놓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지역적 특성이 강한 로컬 서비스들이 점차 글로벌 거대 플랫폼에 잠식되는…
AI 채용으로 인재 발굴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까?
December 2, 2024
AI 기반 레퍼런스 체크는 채용 과정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의 채용 과정에서 레퍼런스 체크는 주로 지원자의 경력과 평판을 통해 그 사람이 정말 적합한 인재인지를 마지막에 확인하는 절차에 머물렀다. 하지만 단 몇 번의 면접과 간접적인 레퍼런스로는 지원자의 성향과 마인드셋을 깊이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AI가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레퍼런스 체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금까지의 AI는 사람들이 업무에서 남긴 기록이나 일상적인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이나 사고방식,…
힘의 논리에 밀린 초기 스타트업 문화
December 1, 2024
회사의 문화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때로는 힘든 도전이 되곤 한다.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회사가 커지면서, 초기의 자유롭고 독창적인 분위기는 점차 퇴색되고, 외부에서 유입된 새로운 기준들이 자리를 차지해 나간다. 특히 외국인 A가 회사를 비롯한 여러 외국계 직원들과 함께 들어오면서 기존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되었고, A는 ‘글로벌 표준’이라는 기준으로 회사의 모든 것을 재정의하기 시작했다. A는 회사 위키페이지에 붙여진 여자 아이돌 사진을 문제 삼으며,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반적인…
차장이 더 이상 화내지 못한 이유
November 30, 2024
한 차장이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의 첫 회의가 열렸다. 그는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오래 일했던 터라, 직원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충분히 드러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날 회의 중 대리 두 명이 실수하자 차장은 이유가 가벼운 문제에도 예전처럼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지적하기 시작했다. 순간 회의실은 조용해졌지만, 보통 상사의 다그침에 위축될 법한 이 분위기 속에서 한 대리가 차장을 똑바로 쳐다보며 담담히 말했다. “차장님, 왜 그러세요?” 그 예상치 못한 반응에 차장은 잠시 당황한 듯했다.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내가 답없는 글을 쓰는 이유
November 29, 2024
세상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고, 해결되지 않은 채 오랫동안 남아있는 문제도 많다. 특히 회사 운영이나 조직문화, 거시적인 경제 문제와 같은 큰 주제들에서 우리는 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만을 접하게 된다. 경영 서적이나 전문가들의 논의에서도 종종 이런 문제들에 대해 공감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지만, 정작 마지막에 제시되는 해결책은 공허하게 들릴 때가 많다. 구체적인 방안이 없거나 단순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식의 추상적인 제안들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해결책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관련된 역학관계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채…
결핍의 심리학
November 28, 2024
돈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자기 삶에서 결핍된 것일수록 더 자주 언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가 돈이 아니라며 계속해서 돈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내려 한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돈을 늘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말 자체는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말을 반복한다면 오히려 돈이라는 대상에 매여 있음을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반복해서 언급하는 주제는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라는 해석이…
뒷담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November 28, 2024
다른 사람이 전하는 내 이야기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는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내 얘기가 타인의 입을 통해 전달되면 본래의 뜻이 그대로 전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는 상대를 배려하며 덧씌웠던 조심성과 예의가 자연스레 사라지기 쉽다. 눈치를 보며 단어를 골라 말하는 대신, 좀 더 직설적이고 강한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발화자 본인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전달자의 개입이다. 전달자는 아무리 객관적이려 해도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 가치관에서 완전히…
새로운 인재에게 과거의 족쇄를 채우는 회사
November 27, 2024
기업이 핵심 인재를 채용하고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 그 원인은 종종 조직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된다. 핵심 인재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 새로운 접근과 혁신적 방식을 통해 변화를 이끌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 이들의 역량을 온전히 활용하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방식을 효율화하는 데 그치기를 기대한다면, 그 인재는 시스템 안에 갇혀 본연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개인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데서 비롯되는 문제다.…
보편적 문제 해결의 열쇠: 유저스토리와 잡스토리의 차이
November 26, 2024
잡스토리는 유저스토리와 달리 특정한 페르소나나 개별 경험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과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문제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더 큰 강점을 가진다.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에서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예측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대목이 잡스토리의 장점을 설명하는 데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사람은 각기 다른 배경과 환경에 있지만 결국 유사한 상황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고, 패턴화된 행동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의 가치를 생각하는 단계에서는 특정 페르소나의 사례에 집중하기보다는, 범용적인…
원칙이 원칙이라 불리는 이유
November 25, 2024
오나라의 왕 합려는 손무의 능력을 시험하고자 궁녀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시켜 보라고 지시했다. 손무는 180명의 궁녀들을 두 부대로 나누고, 합려가 가장 총애하는 궁녀 두 명을 각 부대의 대장으로 임명한 후 간단한 명령 체계를 설명했다. 하지만 첫 훈련이 시작되자 궁녀들은 명령을 장난으로 여기고 웃기만 했고, 손무는 다시 한번 명령 체계를 설명했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결국 손무는 두 부대장 궁녀의 처형을 명령했는데, 합려가 자신의 총애하는 궁녀들을 살려달라고 했으나, 손무는 “장수가 군을 이끄는 중에는…
T발 너 C야? T에 대한 오해
November 24, 2024
T와 F는 공감의 방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흔히 MBTI에서 사고형 T는 공감을 잘 못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오해에 가깝다. F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공감을 요구한다면, T는 상황의 흐름과 합리성을 통해 공감을 표출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단순히 공감을 ‘잘한다, 못한다’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차이다. F는 감정적 공감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받고자 한다. 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F가 기대하는 공감은 자연히 자신의 감정 중심으로 형성된다. 이 방식에서 공감은 본질적으로…
변화와 계획 사이: MBTI로 보는 유연성의 기술
November 23, 2024
MBTI에서 J와 P 성향의 차이는 주로 계획을 선호하는 정도로 설명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차이는 계획이 변경될 때의 반응 방식이다. J 성향은 정해진 계획이 틀어질 때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돌발 상황이나 예기치 않은 변화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다. 반면 P 성향은 변화나 불확실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두 성향은 서로 상반되면서도 각기 필요한 장점을 가진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P 성향이 가진 강점이 도드라진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나름의…
I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November 22, 2024
MBTI의 E와 I 유형은 흔히 외향성과 내향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이해된다. 많은 사람이 외향형(E)이면 사교적이고 활발하며, 내향형(I)이면 조용하고 고립된 삶을 선호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판단은 실제 이들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오히려 오해를 낳는다. 내향성이나 외향성은 대인관계나 말의 양이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말이 많거나 자기 표현을 잘하면 외향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향형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다.…
익명성이 만들어 내는 솔직함의 덫
November 21, 2024
익명성은 사람들이 평소 실명으로는 쉽게 꺼내기 어려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직장 관련 커뮤니티 앱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을 익명으로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익명성의 장점은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소통 방식이 반복되다 보면 점차 실명으로는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게 되고, 결국 익명성에 의존하는 비정상적인 소통 방식이 조직 내에 고착될 위험이 커진다. 익명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쏟아지는…
약점은 버리고 강점 강화를 하라면서요?
November 20, 2024
세상에 전해지는 대부분의 조언은 일반화되어 적용되기 쉽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을 때도 많다. 대표적으로 ‘강점을 강화하라, 약점은 버려라’는 조언이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강점만 강화한다고 해서 항상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다.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영역에서는 약점의 보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들이 보완해온 부분에서 격차가 생기고, 이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강점 강화만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