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툴 수집의 시대
AI 도구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람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다양한 도구들을 모으는 데 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료를 정리하고, 마인드맵을 만들어 주는 등 각종 기능을 제공하는 이 도구들은 본질적으로 결과를 더 잘 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도구들의 편리함과 우수함이 과대 포장된 서비스를 마주할 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이 도구로 무엇을 해낼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도구를 수집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에 그치는 모습이 안타깝다.
이는 일종의 수집욕과 닮았다. 언제 사용할지 모르는 학용품을 사 모으거나 입지 않을 옷을 구매할 때 느껴지는 막연한 기대감과 비슷하다. 새로운 도구를 얻고, 이를 사용하는 상상을 하며 성취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도구를 소유하는 행위 자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본질에 도달하는 것은 대개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반면 도구를 수집하는 행위는 쉽고 즉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사람들은 이렇게 쉬운 길에 빠져 결과를 향한 실질적인 노력을 뒤로 미룬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 도구의 우수함을 자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들이 팔아야 할 것은 도구 자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다. 도구를 잘 활용해서 무엇을 성취할지를 고민해야 하지만, 도구 자체에만 마음을 빼앗기면서 본질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마치 잘 만든 망치와 톱을 손에 쥐고도 어떤 건물을 지을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는 상태와 같다. 도구는 수단일 뿐이고,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다.
도구의 훌륭함에 홀리는 태도는 본질을 잊게 만들 수 있다. 본질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지만,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는 데 만족하는 것은 쉽다. 결국 이런 태도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보다 ‘소유’와 ‘수집’에서 오는 허상을 쫓게 만든다. 이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과에 집중하는 태도는 단순하다. 본질이 아닌 것에 만족하지 않는 것이다.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결과를 위한 수단인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도구는 잘 만들어진 망치와 톱일 뿐이다. 어떤 건물을 지을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훌륭한 도구도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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