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으면 배에서 내리고 싶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를 제한하라. 다시 말해 사람을 배제하기 위한 공식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선의를 가지고 도와주려는 사람도 확고히 배제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비밀주의를 적용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한 사람의 린치핀에게 책임을 맡겨야 한다. 두 사람에게 공동책임을 맡기거나 태스크포스나 위원회를 만들어 이끌어서는 안 된다.” – 세스 고딘,
하나의 축구팀에는 반드시 한 명의 감독이 있어야 한다. 감독이 여러 명이라면 그 팀은 승리를 목표로 달리기 어렵다. 각 감독마다 철학과 전술이 다르기 마련이고, 선수들은 누구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한 감독이 체력 향상에 중점을 두면 다른 감독은 전술 훈련을 강조할 수 있고, 이 상충된 의견 사이에서 선수들은 갈팡질팡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책임 소재마저 흐려져, 중요한 순간에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혼란에 빠진다. 축구 경기에서조차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많은 사람이 모인 회의나 프로젝트에서는 그 혼란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프로젝트도 누군가 확고하게 책임지고 이끌어야 혼선이 생기지 않는다. 고딘의 말처럼,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관여할수록 비효율과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회의 역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져야 집중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굳이 참여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회의에 들어와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이어가면, 정작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발언권을 잃게 되고, 회의는 목표에서 점점 멀어진다.
이 상황은 세스 고딘이 경계하는 바로 그 모습이다. 여러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다 보면, 문제의 핵심은 흐려지고, 책임을 분명히 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여러 사람이 책임을 나눠 가지는 순간 일이 산으로 갈 가능성은 높아지고,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당혹스러워진다. 결국 ‘사공이 많으면 내리고 싶다’는 심정에 이르게 된다.
사람의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의 참여가 이루어지면 방향은 흐려지고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고딘의 말처럼 단순히 모두를 포함하여 평범하고 점진적으로 갈 것인지, 꼭 필요한 핵심 인력만으로 이루어져 명확하고 놀라운 결과를 낼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