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MBTI의 E와 I 유형은 흔히 외향성과 내향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로 이해된다. 많은 사람이 외향형(E)이면 사교적이고 활발하며, 내향형(I)이면 조용하고 고립된 삶을 선호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판단은 실제 이들의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오히려 오해를 낳는다. 내향성이나 외향성은 대인관계나 말의 양이 아니라,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식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말이 많거나 자기 표현을 잘하면 외향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향형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다. 특히 MBTI의 주기능이나 부기능이 외향 논리를 가진 내향형의 경우, 의견을 밝히고 생각을 펼치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은 내향적인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이들의 에너지는 사람과의 교류가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충전되기 때문이다. 반면, 외향형은 조용히 지내더라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그렇기에 외향형 중에서도 분위기를 띄우거나 활발하게 행동하지 않더라도 모임을 제안하고 참여하려는 이들이 많다.
내향형이면서도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경우는 이런 오해를 더욱 깊게 만든다. 사람들은 내향적이라면 혼자서 조용히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일에 나서면 자연히 외향적인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주도적으로 일한다는 것과 외향적인 성향은 별개의 문제다.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것은 역할의 문제이지, 외향성과 내향성의 문제가 아니다. 필연적인 필요가 생기면 내향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일을 주도할 수 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지느냐의 문제이다. 회사에서는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며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퇴근 후에는 혼자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쓰며 자신의 내면을 돌보는 시간이 필요하듯 말이다.
이렇듯 외향성과 내향성은 단순한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외향형이라 해도 혼자 있을 때 집중력이 높아질 수 있고, 내향형이라 해도 필요에 따라 다양한 활동을 주도할 수 있다. 본질적인 차이는 오로지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