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의 덫: 왜 상사의 간섭이 성과를 망치는가?
얼마 전 아이들이 미술 대회에 나갔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 아이는 풍경화를 자유롭게 그리고 싶어 했지만, 와이프가 계속해서 그림에 개입했다. 한 번은 “네가 알아서 해”라고 했다가도, 잠시 후 다시 간섭하며 아이에게 사람을 그리라고 했다. 결국 아이의 그림은 주제와 맞지 않게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과물이 되고 말았다. 엄마의 간섭으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없었고, 그림은 주제에서 벗어나버렸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회사에서도 흔히 발생한다.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상사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로 인해 팀원들이 자율성을 잃고, 성과 또한 저하되는 문제를 낳는다. 이는 대개 상사가 팀원들을 믿지 못하거나,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려 하거나, 명확한 목표 없이 업무를 지시하는 데서 비롯된다.
상사가 팀원들의 결과물을 믿지 못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문제는 단순히 팀원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상사와 팀원 간의 기준점 차이일 수 있다. 특히, 경험이 많은 시니어를 상대할 때 상사는 자신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며, 이를 팀원들에게 강요할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은 어렵고, 특히 정성적인 기준일 때 상사와 팀원 간의 기대치 차이는 더욱 커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이다. 상사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논리와 합리성에 기반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팀원들과 유연한 대화를 통해 기준을 조율해야 한다.
또한, 상사가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려고 할 때 팀원들의 자율성은 크게 위축된다. 이는 결국 성과의 저하로 이어진다. 마치 앞서 언급한 미술 대회에서처럼, 상사의 개입이 지나치면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일에 주도권을 잃고,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상사는 세부 사항에 너무 깊이 관여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상사 스스로는 더 큰 전략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으며, 팀도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확한 목표 없이 상사의 만족을 목표로 삼게 되면, 팀원들은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성과를 내기보다는 정답 맞추기 게임에 몰두하게 된다. 이는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심각하게 저해하며, 장기적으로 조직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사는 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을 통해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결국, 위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상사의 신뢰 부족, 과도한 통제, 그리고 목표의 불명확성에서 기인한다. 상사는 팀원들에게 자율성과 책임을 부여하고,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팀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팀의 성과를 높이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