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이 생기면 책임지실거에요?

“그런 일이 생기면 책임지실거에요?“라는 말은 어쩌면 너무 익숙하다. 우리는 종종 이 말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책임을 묻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나는 그 일을 절대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심리가 반영된 표현이다. 문제는 이 태도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발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이 말이 가지는 문제의 핵심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작은 리스크를 침소봉대하는 심리다.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을 근거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미래에 다가올 잠재적 기회를 단호히 거부하는 태도다. 불확실성은 인간이 마주해야 할 기본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확대해 해석함으로써, 가능성과 도전을 스스로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책임에 대한 두려움이다. 새로운 일을 시도했을 때 예상치 못한 나쁜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공포는 인간의 기본적인 방어 기제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은 개인의 행동을 제한하고, 결국 정체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하나의 조직에서 도전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그 조직은 발전보다는 정체와 퇴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말로 일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표현 대신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먼저 진행해 보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아 보시죠.” 이 한마디에는 책임 회피가 아니라 도전 의식이 담겨 있다.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 문제를 핑계로 행동을 거부하기보다는, 일단 시도한 후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태도가 훨씬 더 생산적이다. 이렇게 접근하는 사람은 책임을 두려워하기보다 성과와 해결을 목표로 삼는다.

정작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근거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서 실패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하고, 실패 후에는 대처하고 배우는 과정이다.

결국, “그런 일이 생기면 책임지실거에요?“라는 말은 거부와 두려움을 표현하는 문구일 뿐이다. 하지만 이 말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은 기억해야 한다. 정체된 삶과 조직은 위험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위험 속으로 스스로를 몰아넣는 행동일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행동하고, 책임을 질 각오로 나아갈 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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