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서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들
나는 성격이 급하고, 업무 처리 속도가 빠른 편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를 기다리는 것이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내가 1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담당자가 하루가 지나도 피드백을 주지 않을 때는 속이 타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는 나도 모르게 담당자의 몫을 대신 처리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오너십이라는 것은 매우 묘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누군가가 대신 나서서 처리하게 되면, 담당자가 그 일에 대해 오너십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딜레마는 특히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일의 흐름이 지연될 때마다 나는 그 일에 개입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관여할수록 담당자의 책임감은 약해지고, 장기적으로 위임이 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나서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결국 시간 지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누군가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공하지 않으면, 그 딜레이가 누적되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것이다.
나는 나에게 오는 질문에 대해 거의 1분 내로 답을 주는 편이다. 하지만 다른 담당자들은 이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답답함이 더 커진다. 매니저라면 자기가 생각하던 일을 멈추고, 누군가 요청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업무의 흐름이 원활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빠르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동안 이런 답답함을 참아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몫이라고 여겨왔다.
내가 1분 만에 답하지 않으면, 담당자가 5분 안에 답했을 수도 있다. 기다리는 것이 담당자의 오너십을 지켜주고,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참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특히 타이트한 일정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답답함이 더 커지는데, 이럴 때 마지노선을 두고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적어도 1시간 정도 기다려보고, 그 이후에 개입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담당자가 스스로 처리하는 것은 오너십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스스로 해결한 경험은 담당자가 다음에도 더 능동적으로 일하게 만들고, 결국 더 나은 협업과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해 담당자의 성장을 도울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 전체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당장의 답답함을 참는 것이 결국 더 큰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