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시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노인은 신문지가 가득 담긴 봉투를 손에 들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노인은 자기가 방금 배송을 끝냈는데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집주인이 팁을 준 것 같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어폰을 끼고 있던 나는 그의 말을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묘한 인상을 받았다. 그가 주위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애쓰는 듯한 모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작은 만남에서 나는 문득 현대의 소통 방식과 연결되는 점을 발견했다. 이제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 덕분에 누구나 특정한 대상에게 맞춘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게 된 시대다. 노인의 경우처럼 주위의 불특정 다수에게 말을 거는 대신, 기술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상에게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셈이다. 이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을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가 더욱 효율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플랫폼을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여전히 이런 소통의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노인은 이 기술의 혜택에서 다소 소외된 듯 보였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조차 어려워하는 세대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디지털 접근성의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선다. 이는 말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욱 구체적이고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대에 반해, 일부 사람들은 그 기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플랫폼은 새로운 세대에게 더 많은 소통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개인의 목소리를 넓은 세계에 전할 수 있는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메시지가 무작위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관심사에 맞춰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