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계획 사이: MBTI로 보는 유연성의 기술

MBTI에서 J와 P 성향의 차이는 주로 계획을 선호하는 정도로 설명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차이는 계획이 변경될 때의 반응 방식이다. J 성향은 정해진 계획이 틀어질 때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돌발 상황이나 예기치 않은 변화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때가 많다. 반면 P 성향은 변화나 불확실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두 성향은 서로 상반되면서도 각기 필요한 장점을 가진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P 성향이 가진 강점이 도드라진다. 변화무쌍한 상황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나름의 해법을 찾아가는 P 성향은 급격히 바뀌는 외부 환경 속에서 일종의 적응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J 성향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환경에 놓이면 외부에서 P처럼 보일 때가 있다.
실제로 비즈니스 상황에서는 계획대로 일이 흘러가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원래 J 성향을 가진 사람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P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결국 자신이 본래 가진 성향과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게 만들며, 이런 내적 갈등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J 성향의 사람에게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수용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특히 원래 성향대로라면 계획과 절차에 따라 결과를 만들어가야 할 사람이 지속적으로 돌발 상황에 놓이면, 불가피하게 자신의 성향과 상충하는 행동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향 차이에서 오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양쪽 성향이 모두 균형 잡힌 태도를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MBTI는 각 성향을 단순히 나누는 도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황에 따라 이 성향들을 조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훈련하는 데 유용하다. 어느 한쪽 성향에 치우친 채 극단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균형감이 깨지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약화된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J와 P 성향을 조합해 상황마다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연습은, 중용의 덕을 실천하는 방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자기 성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황에 적합한 유연성을 발휘하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