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소한 것에 화를 내는 이유는?

사람들이 왜 여유가 없고, 왜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는 단순히 그들의 성격 탓이 아닐 수도 있다. 깊이 생각하는 데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만큼 시간과 집중을 요구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일상적인 생존의 스트레스 속에서 깊은 사고를 할 여유조차 가지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보다 단순하고 빠른 결정을 내리고, 이분법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나는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고민할 때마다, 스스로를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매슬로의 욕구 이론을 보면, 기본적인 생존 욕구나 안전 욕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더 높은 차원의 사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나 역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나는 그들의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을 생각하려고 한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사람을 보면, 그들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나 스트레스를 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의 화를 나에게 돌리기보다는 그들이 겪는 어려움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동정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 덕분에, 나는 그들이 화를 내는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그들의 분노가 나를 향한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과 상관없이,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만, 성장의 여부는 그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내 역할은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내가 가진 능력을 그들에게 제공하는 데 있다고 본다.

회사에서의 소통에서도 나는 효율성을 중시한다. GTD 방식을 통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머릿속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떠안는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깊은 사고를 요구하기보다는, 내가 미리 생각한 결론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만약 상대의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면 날카로운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때는 회사의 비즈니스 논리를 명분으로 삼아 설득하려 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상위 관리자를 만나 구조적으로 접근한다.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중요한 것은 기대치 조절이다. 모든 스트레스는 기대 수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가 나와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하고 대화한다. 상대가 아직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결되지 못한 상태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그에 맞춰 기대를 낮춘 채로 대화를 시도한다. 이는 갈등을 줄이고, 상대방과 더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