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기업에 AI를 파는 일, 왜 이렇게 힘든가?
AI 기술이 비즈니스에 도입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B2C 기업에서는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개선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공적으로 도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B2B 기업의 경우, AI 도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하며, 이는 주로 의사결정 구조의 복잡성과 실무자의 비합리성에서 기인한다.
B2C 기업에서 AI 도입은 주로 내부 사용자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경험했던 한 사례에서도, B2C 기업은 AI 도입 결정을 자체적으로 주도하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도입 과정과 결과를 평가했다. 직접 도입을 주도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명확한 목표와 기대치를 바탕으로 AI의 효율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이처럼 B2C 기업은 고객의 기대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므로, AI 도입이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B2B 기업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AI 도입을 결정하는 주체는 주로 고위 임원이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실무자들은 변화에 대한 저항감을 느끼고 이를 비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B2B 기업에 몸담았을 때, C사에 AI 솔루션을 공급하려 했던 경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C사는 CS 콜에서의 리스크를 AI로 판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실무자들은 리스크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AI의 판단 결과를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실무자들은 AI의 객관적인 결과 대신, 그들의 비일관적이고 주관적인 판단을 더 신뢰했다. 특히, AI의 판단을 평가할 때조차 일관성 없는 잣대를 적용해, 기술의 효율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는 B2B 기업의 AI 도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실무자들이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며 AI의 도입을 귀찮은 변화로 인식하기 때문에, 고위 임원이 AI 도입을 주도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많은 B2B AI 프로젝트가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종료되고 만다.
B2B 기업에서 AI 도입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의사결정 구조의 복잡성이다. AI 도입을 결정하는 임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효율성을 고려하고 통찰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지만, 이를 실무에 적용하는 주체는 단기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다. 실무자들은 AI 도입이 기존 업무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귀찮게 여기거나, 자신의 역할이 위협받는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B2B 기업이 고위 임원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바쁜 임원들과의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AI 도입 과정에서 초기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는 사례가 많다.
AI는 비즈니스 혁신의 중요한 도구이지만, B2B 기업에서는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와 실무자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실무자들의 저항감과 비일관적인 판단은 AI의 성과를 왜곡하고, 그 결과 많은 AI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며 마무리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위 임원의 강력한 지원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며, B2B 기업의 AI 도입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