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지키는 관계 정리의 기술

과거 직장에서 만난 한 선배는 나를 볼 때마다 습관처럼 부정적인 말을 던졌다.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냐?” “오늘따라 얼굴이 안 좋다” 같은, 겉으로는 챙겨주는 것 같지만 결국 나를 평가절하하는 말들이다. 처음에는 무심코 흘려들었지만,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부정적 피드백은 나를 서서히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사람은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지만, 이런 말은 에너지를 갉아먹고 나를 낮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런 경험은 ‘나의 약점만을 들추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직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독 한 곳에서는 내가 하는 일마다 평가절하되는 경험을 했다. 열심히 노력해도 상사는 나의 성과보다는 부족한 점에만 주목했고, 그저 내가 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 피드백을 통해 깨달은 것은 하나였다. 어느 한 사람이 나를 잘못 본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사람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장점을 인정해 줄 수 있는 환경이 얼마든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자기 평가를 자꾸만 낮추는 환경에 머물며 소모적인 감정만 쌓기보다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결정이었다.
물론, 부정적 피드백이 전적으로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개선할 점이 있을 때 이를 알리는 피드백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유 없이 계속 평가절하되고, 나의 장점은 무시당한 채 단점만 부각된다면 그 관계에 지나친 에너지를 들일 필요가 없다.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는 시선 속에 갇혀 있다 보면 결국 그 부정적인 인식에 스스로를 끼워 맞추려 하게 된다. 그래서 빠르게 거리를 두는 결단이 나에게 진정 맞는 자리로 갈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이후, 무리하게 부정적인 시선과 거리를 두기로 결심하면서 내 생활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불필요한 부정적 관계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들 속에 머물 때 정신 건강이 지켜지고, 내 일과 삶의 질이 훨씬 윤택해졌다. 단점을 굳이 끄집어내기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응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결국, 나를 평가절하하는 사람들 곁에 머물며 무의미한 감정 소모를 겪기보다는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자리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