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세 사람의 거절: 타겟 유저의 명확성이 주는 교훈
세 번의 거절
KnotNet의 첫 버전을 만들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테스트를 요청했다. 아내, 그리고 함께 일하는 두 명의 동료. 피드백을 받고 싶었고, 초기 사용자로 만들고 싶었다.
결과: 세 명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내가 만든 게 그렇게 안 좋나?’ ‘설명을 잘못한 건가?’ 여러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것은 나쁜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좋은 신호라는 것을.
과거의 실수: 유튜브 채널
몇 년 전,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을 때의 일이다.
채널 초기에는 구독자 수가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하나하나 연락했다. “구독 좀 해줘”, “영상 한 번 봐줘”. 친구들, 가족들, 동료들. 의리로, 인정으로, 그들은 구독 버튼을 눌러줬다.
초반 100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타겟 유저가 명확하지 않았다.
채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모호했다. 지인들은 ‘나’를 지지하기 위해 구독했지, ‘콘텐츠’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 콘텐츠 방향성을 잡기 어려웠다
- 피드백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들은 타겟이 아니니까)
- 성장이 멈췄다 (100명 이후 늘지 않았다)
- 채널의 정체성이 흐릿했다
그 경험에서 배운 교훈: 초기 숫자는 함정이다.
KnotNet은 다르다
KnotNet을 만들면서, 그 교훈을 기억했다.
KnotNet은 명확한 타겟을 위한 제품이다:
KnotNet의 타겟 유저:
-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
- 자신의 기억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사람들
- 기록을 통해 패턴을 발견하고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
- 과거의 자신과 대화하고 싶은 사람들
KnotNet의 타겟이 아닌 사람들:
- 기록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 일기를 써본 적이 없고 쓸 생각도 없는 사람들
-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아내와 동료들은 후자에 속했다. 그들이 KnotNet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제품의 명확성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다.
거절이 주는 명확성
세 명의 거절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을 확인시켜줬다:
1. 제품의 정체성
KnotNet이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명확하다. 모호한 제품이라면 누구나 “음… 뭔가 좋긴 한데?”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제품은 “이건 나한테 필요 없어” 혹은 “이거 정말 필요했어!”라는 확실한 반응을 만든다.
2. 타겟팅의 중요성
마케팅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더 명확해졌다. “모든 사람을 위한 기록 앱”이 아니라 “성장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기억 관리 도구”로 포지셔닝해야 한다.
3. 피드백의 질
앞으로 받을 피드백이 더 가치있을 것이다. 타겟 유저로부터 받는 피드백은 제품 개선으로 직결된다. 비타겟 유저의 피드백은 오히려 방향을 흐릴 수 있다.
4. 채널 전략
어디서 사용자를 찾아야 할지 명확해졌다. 기록, 생산성, 자기계발에 관심 있는 커뮤니티에 집중하면 된다.
Early Adopters vs 지인의 지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흔히 하는 조언 중 하나는 “지인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는 함정이 있다.
지인의 지지는:
- 따뜻하지만 피상적일 수 있다
- 의례적인 응원일 수 있다
- 진정한 니즈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진짜 Early Adopters는:
- 제품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한다
- 능동적으로 피드백을 준다
- 다른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추천한다
- 돈을 낼 의향이 있다
지인 100명보다 진짜 타겟 유저 10명이 훨씬 가치있다.
거절도 데이터다
프로덕트 개발에서 모든 반응은 데이터다:
“사용한다” = 긍정적 신호 제품이 니즈를 충족시킨다
“사용하지 않는다” = 중립적 신호 타겟이 아니거나, 제품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사용해보고 싶다” = 잠재적 신호 메시징이나 온보딩 개선 필요
“이런 게 필요했어!” = 강력한 긍정 신호 진짜 타겟을 찾았다
세 명의 거절은 두 번째 카테고리다. 그들은 타겟이 아니다. 이것을 알게 된 것 자체가 진전이다.
다음 단계: 진짜 타겟 찾기
이제 할 일은 명확하다:
- 타겟 유저가 있는 곳 찾기
- 생산성 커뮤니티
- 자기계발 포럼
- 일기/저널링 관련 그룹
- 가치 제안 명확히 하기
- “기록 앱”이 아니라
- “성장을 위한 기억 관리 도구”
- 진짜 피드백 받기
- 타겟 유저의 반응 관찰
- 사용 패턴 분석
- 진정한 니즈 파악
- 반복적 개선
- 타겟 유저가 원하는 방향으로
- 명확한 가치 제공에 집중
결론: 명확성의 가치
세 명의 가까운 사람들이 KnotNet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제품이 명확한 타겟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모호한 제품은 모든 사람에게 애매하게 어필한다. 명확한 제품은 특정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하고, 나머지에게는 전혀 어필하지 않는다.
나는 후자를 선택한다.
유튜브 채널의 실수를 KnotNet에서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초기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진짜 타겟 유저를 찾는 데 집중할 것이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이미 안다. 이제 그들을 찾아가면 된다.
거절도 데이터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내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