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날 수 있을까

인간은 3차원 공간에서 x축과 z축으로 움직인다. 때때로 y축을 타고 움직일 때도 있지만, 이건 산이나 계단을 올라간다든지, 비행기를 타거나 도구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런데 새들은 y축을 마음껏 활용해서 날아다닌다. 새들이 날아 다니는 모습을 보면 모든 힘 중에 왜 중력이 가장 약한 힘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다. 조금 가벼운 무게와 날개짓만 있어도 중력은 극복할 수 있는 힘이다. 그 약한 힘도 공중에서 떨어지는 인간에게는 무서운 힘으로 작용한다. 새 뿐만 아니라 y축을 활용하는 동물들이 또 있다. 물 속에 사는 생물들도 자유롭게 y축을 타고 이동한다. 물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단 공기를 매개로 하는지 물을 매개로 하는지만 다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인간도 물 안으로 들어가면 y축을 활용할 수 있다. 단지 공기 중에서 중력을 이기지 못할 뿐이다. 그러면 우리가 날 수 없다는 것은 공기 속에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건데, 공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필연적일까. 사람이 공기 중에 살아가니까 필연적인 기준점일 수 있겠다. 공기중에서 새들은 날아 오르고, 물고기는 물 속에서 날아오른다. 인간이 날 수 없다는 사실이 상대적으로 조금은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한 삶

흘러나오는 음악. 따뜻한 보이차. 원목 책상. 또각거리는 적축 키보드. 바깥으로 보이는 아침 햇살. 살면서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너무 행복해서 두려울 지경.


졸부의 위험성

복권 당첨 등으로 갑자기 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다시 가난한 삶을 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돈을 점진적으로 벌면서 점차 큰 돈을 소비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갑작스레 생긴 큰 돈을 펑펑 쓰다 보니, 복권 당첨만큼의 돈이 생길 일은 더 이상 없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소비 습관이 형성된다. 이러면 끝이 안 좋을 수밖에 없지.


왜 하늘은

각각의 개체는 각자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욕망이 상충되면 죽도록 싸우게 되고, 윈윈 포인트를 찾으면 행복해질 수도 있다. 산책 중 벤치에 앉아 있다가 모기에게 발목을 물렸는데 갑자기 든 생각이다. 모기의 욕망은 피를 먹어서 배를 채우는 것이다. 내 페인포인트는 피를 빼앗겨서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모기가 문 자리가 가려운 것이다. 모기가 내 피를 빼앗아 간들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겠나. 그렇다면 모기와 나의 윈윈 포인트는 가렵지 않게 모기가 내 피를 빨아 먹으면 그만인건데, 왜 하늘은 모기에 물리면 간지럽게 만들어서 내가 모기를 증오할 수 밖에 없게 되었나 하는거지.


무한대를 그리려다 쓰러진 팔자


캐삭빵 대선

언제부터 한국 대선이 캐삭빵이 되었지...


약팔이 사이에서 전문가를 찾아내는 방법

요즘 개인브랜딩에 관심이 높아지고, 웬만한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겠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빈번한 노출로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고 그 인지도로 영향력을 높이며, 다시 노출로 이어지는 패턴이 종종 보이는데요. 저는 이들 중에 ‘약팔이’를 구별해 내는 방법으로 두 가지 기준을 생각합니다. 이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할 때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해결 했다고 하거나, 단번에 특정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면 약팔이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매우 복잡합니다. 회사는 세상의 축소판이라 불릴만큼 복잡도가 높은 곳입니다. IT 기업은 대부분 기술 부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타트업에서 미래의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제품이 만들어질 수는 없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대규모의 트래픽을 경험해 본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초기에 지나치게 확장 가능하고 유연한 구조를 설계하면 필연적으로 초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이유로 초기 IT 기업의 제품에는 기술 부채가 쌓이고 레거시가 생기게 됩니다. 서비스와 조직이 커지면서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만, 서비스가 계속 돌아가는 상태에서 초기의 레거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기술의 문제 뿐 아니라 구성원 관점에서도 레거시가 있습니다. 초기 멤버들은 큰 영향력과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커가면서 관리자들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초기 멤버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초기 멤버이기 때문에 목소리가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비단 스타트업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국지를 읽어보면 제갈량이 먼치킨으로 모든 조직을 장악하고 성공적으로 업무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관우와 장비 등의 초기 멤버의 텃새를 엄청나게 견뎌내었을 것입니다. 유비가 오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부분 부분 그런 모습들이 드러납니다. 능력이 없는데 영향력만 큰 멤버를 썩은 사과로 정의하고 잘라내면 되지 않겠냐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리소스가 항상 부족한 회사에서는 ‘썩은 사과’를 대체할 ‘신선한 사과’를 찾는 것도 시간이 걸립니다. 실질적인 인력 공백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런 문제는 사람의 감정 문제가 엮이다 보니 관련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매우 어려운 문제를 ‘내’가 ‘단숨에’ 해결했다는 말은 거짓말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전문가가 나와서 이런 말을 한다면 저는 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 시간이 꽤 오래 걸렸으며,
  • 완전하게 해결했다기 보다는 옳은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 일회성 해결책은 없으며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많은 약팔이들이 혹세무민 하는 세상에 이 정도의 기준이면 조금은 걸러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