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록스를 살 이유가 있나요?

여름철이 되면 크록스를 많이 찾게 된다. 요즘 분위기가 자유로운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회사에 크록스를 신고가는 사람도 종종 보인다. 그 중 한 명이 나였고, 그 후로 다시는 신지 않는 사람도 나였다. 사람들이 크록스를 찾는 이유는 편하게 신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 것 같다. 슬리퍼와 거의 유사한 플라스틱 재질이라 양말을 신지 않아도 부담없이 신을 수 있다. 나도 그런 이유로 크록스를 샀었다. 특히나 비가 오는 날 출근길에 신발 안에 물이 들어가서 양말이 젖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찝찝한 상태로 근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크록스에 대한 큰 기대를 하고 비오는 날 신고 나섰다. 비오는 날 출근 길에 크록스를 신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이 신발은 비오는 날 신는 용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플라스틱 재질의 크록스이지만, 발목쪽이 매우 넓기 때문에 물이 매우 잘 들어온다. 최악인 것은 그렇게 들어온 물이 빠져나갈 구멍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마치 물이 차버린 배 마냥 크록스 안에는 일정량의 물이 들어있는채로 걸음을 걷다보니, 미끌미끌 하면서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난다. 최악인 것은 발바닥과 더러운 빗물이 마찰이 되면서 계속해서 때를 벗겨낸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에 도착했을 때 물은 대략 말라있지만 발은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다. 애초에 크록스는 조지 부쉬가 신어서 유명해졌는데, 당시에도 못생긴 형태로 유명했었다. 사람의 눈은 매우 간사해서, 못생긴 것도 계속해서 보게 되면 점차 적응을 하고, 익숙함을 좋은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크록스는 그 못생김을 숨기기 위해 구멍구멍마다 자신만의 뱃지를 달 수 있도록 전략을 썼었지. 예쁘지 않은 모양에, 정작 비가 올 때 신지는 못하는 슬리퍼라면 굳이 그 비싼 가격을 주고 살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여름에 외출시 편하게 신을 용도라면 내 발에는 크록스 보다는 버켄스탁이 훨씬 더 잘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