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확연히 다른 두 스타일의 팀 리더를 지켜보면서, 리더에 따라 팀의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다.

리더 A는 도메인에 대한 전문성이 없었다. 반면 욕심이 많고 의심이 많아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기를 원했다. 거기에 즉흥적이라 일관적인 기준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일의 본질은 파악하지 못한채 형식에 치우쳐 아름다운(사실은 전혀 아름답지 않은) 리포트를 만들어 내는 것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 리포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나타내는지도 모르는 숫자가 소수 둘째자리까지 잘 표현되느냐는 것이었다. 전문성과 일관성이 떨어지는 리더 밑에서 그 구성원들은 A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일관된 기준이 없기 때문에 A의 즉흥적인 기분이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모든 구성원들의 눈은 A를 향해 있었고, 언제 변할지 모르는 A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서로를 바라볼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자 A의 눈에 드는 사람과 눈에 들지 않은 사람이 차차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기 시작했다. 눈에 든 사람은 자신이 A의 편이라는 안도감에 더욱 더 A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고, 눈에 들지 못한 사람은 좌절감을 느끼며 A와의 간극을 메우지 못해 전전긍긍 해야했다. 시간이 더 지나며 A의 눈에 든 집단은 그렇지 못한 집단을 은연중에 무시하며, A의 권위를 등에 업은 채로 행동했다. 그것은 결국 팀이 붕괴되는 과정이었다. 나를 포함한 A의 눈에 들지 못한 팀원들은 결국 떠나게 되었고, 그 후에도 그 조직의 채용공고는 무척이나 자주 올라왔다.

반면 내가 만난 리더 B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B의 장점 중 가장 큰 것은 들어주는 것이었다. 팀 공식 회의에서든 사적인 자리에서든 B는 말하기보다는 항상 들어주었다. 그것도 그냥 대충 듣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끄덕이며 진실된 눈빛으로 경청하였다. 이것이 연기였다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겠지만, B는 들은 내용에 대해 실제 팀 운영에 반영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원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이 어떤 말을 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리더와 지내면서 구성원들은 B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업무를 하면 되는 것이었다. 구성원들이 안정감을 느끼면서 다들 여유가 생겼다. 여유가 생기자 팀 운영에 대해 생각하기가 수월해졌다. 가장 놀라운 점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구성원들끼리 서로 자연스러운 친밀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리더 한 명의 눈치를 보는데 힘을 빼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리더 한 명이 조직을 살리고 죽인다. 직속 상사를 ‘운 나쁘게’ 잘못 만나면 회사 생활 전체가 괴로워진다. 어떤 사람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하고, 어떤 사람은 ‘어딜 가도 나쁜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참아내어야 한다’고 한다. 내 결론은 쓰레기를 만나면 몸에 냄새가 베기 전에 빨리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나 나쁜 리더를 만날 확률이 있다는 이야기는, 어떤 곳으로 가면 나쁜 리더를 피할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렇다면 나쁜 리더 밑에서 괴로워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 확률적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주지스님이 싫으면 되도록 빠르게 절을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