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고사성어로 ‘내로남불’을 꼽는다.

나조차도 피해갈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모든 인간은 내로남불을 패시브 스킬로 가진다.

몇몇이 시전하는 기술이라면 사회적 환경이나 개인의 특성 탓을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인간이 그러하다면 인간 자체의 본성으로 보는 편이 옳을 것이다.

모든 인간이 내로남불을 한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후에, 왜 인간은 내로남불을 할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째, 인간은 이기적이다.

이기적인 것은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사용되지만, 생물이 살아가는데 있어 당연한 특성이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고, 이익을 찾는 것은 본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에게는 꽤 엄격한 잣대를 들어 평가하던 사람도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 앞에서는

체면과 염치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나의 상황과 남의 상황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이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 수만가지 이유가 있고, 그에 대한 내면적 동기까지도 알고 있으므로

나의 행동은 이기적일지라도 그에 대해 합리화를 끝낸 상태라 거부감이 없다.

그러나 타인의 이기적 행동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상황이나 생각을 속속들이 알기 어려우므로

드러난 결과만으로 비난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이웃의 신발을 신고 한 달을 걸어보기 전에는 이웃에 대해 말하지 말라’라든가

‘역지사지’라는 말이 공감을 얻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내로남불한다.

그 비뚤어진 잣대에 균형을 잡기 위해 얼마나 의식적으로 노력하는가가

멋진 인간과 천박한 인간을 구분짓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p.s. 진지하게 내로남불을 고사성어라 생각한 것은 아니다. 걱정은 접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