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관찰주의자라는 책은 관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다. 저자는 단순히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다르며, 관찰을 통해 많은 것들을 알아내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INTJ인 나는 예전 회사의 워크샵에서 INTJ 유형을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라는 요구에 수면위로 잠망경이 나와 있는 잠수함을 그린적이 있다. 항상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조용하지만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INTJ의 특성을 잘 드러낸 그림이었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INTJ스러움을 가지라고 제안하는 책이다. 그래서일까. 이미 INTJ인 나에게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아래의 사진을 보고 묘사해보라고 한다.

나는 사진을 보고 나무가 있고 여자가 걸어가고 있으며, 벤치가 하나 보인다. 역광 상태인지 ‘C’ 모양의 빛이 들어오고 있고, 모든 사물들은 실루엣 상태로 보인다고 묘사했다. 저자는 사진에서 ‘C’자를 발견했는지 물으며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사진을 묘사할 때 ‘C’를 못봤다고 한다. 너무나도 당연히 ‘C’를 발견한 나로서는 약간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또 저자는 아래의 사진을 보고 어떤 동물이 보이는지 묻는다.

저자는 처음 이 사진을 봤을 때 그 어떤 동물도 떠올릴 수 없었고, 오리너구리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반면 나는 이 사진을 보자마자 소가 보였기 때문에 이 사진에서 소를 찾아내기가 너무도 어렵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어릴 때부터 관찰을 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소 사진과 비슷한 그림을 본 기억이 있다. 어릴 때 예수님이 보인다는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누군가가 눈길의 사진을 찍었는데 거기서 예수님의 얼굴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몇날 며칠을 노력했지만 내 눈에는 흰색과 검은 얼룩일 뿐 예수님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 나의 신앙심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열심히 기도를 했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눈을 가늘게도 떠보고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던 어느날 나는 얼룩 위에서 내 나름의 예수님 얼굴을 그렸다. 이런 음영에서 입체감을 보는 연습을 하고, 지금도 흑백사진을 찍는 덕분에 흑백의 이미지는 나에게 꽤나 친숙하다.

신앙심이 깊어야만 보이는 예수님 그림

이 책에서 말하는 ‘우아한 관찰’의 능력이 단시간에 좋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다만 관찰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지를 하게 된다면 관찰에 좀 더 노력을 기울이는 습관은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술작품을 관찰대상의 소재로 삼았다는 점은 신선한 부분이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이 아니라서 우리의 시각을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 미술작품은 관찰하기에 적합한 대상이다. 관찰하기 위해서는 익숙함이 배제되어야 하고 호기심을 잃어서는 안된다. 우아한 관찰주의자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을 취미로 가지는 것도 추천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