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 지배하는 시대에 개인이 힘을 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글플레이에 앱을 올리지 않고 안드로이드 앱을 파는 방법이라든지, 멜론 순위에 스트리밍을 제공하지 않는 곡이 빅히트를 친다든지 하는 일들은 불가능하다. 플랫폼이 가지는 지배력은 과거에도 동일했다. 며칠에 한 번씩 들어서는 장날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최근에 각종 분야에서 플랫폼이 부각되는 것은 모바일 플랫폼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고, 모바일 플랫폼은 더욱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빠르다. 생산자는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고객은 바로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 플랫폼은 광대하다. 지역의 제한이 없이 전세계 모든 인구를 대상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플랫폼은 영리하다. 플랫폼 사용자를 데이터화 하고 있으며, 이것은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서비스를 선점한 플랫폼이 강력하게 자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페이스북은 사람 간의 네트워크를 위한 가장 거대하고 영향력 있는 플랫폼이다. 구글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광고 플랫폼 중 하나이며, 얼마 전에는 떠오르는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인수함으로써 그 지배력을 강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페이스북은 타임라인 피드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타임라인 피드는 패러다임의 변화다. 기존의 방식은 사람들이 자기가 보고 싶은 게시판을 찾아가서 글을 읽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피드에서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판단한 게시물이 배달된다. 컨텐츠를 고르는 주체가 사용자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큐레이션의 주도권이 플랫폼으로 넘어가게 되면 플랫폼에서 광고를 게재하기도 편해진다. 피드 상에서 일반 컨텐츠와 구분되지 않는 광고를 자연스럽게 게시할 수 있는 네이티브 애드가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

큐레이션이 가능하려면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컨텐츠가 사용자의 마음에 쏙 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사용자가 좋아하지 않는 컨텐츠가 피드에 계속해서 게시된다면 플랫폼 사용자들은 더 이상 그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피드 게시 알고리즘에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반응에 대해 가중치를 두어 피드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사용자의 반응은 ‘좋아요'(좋아요가 좋아요?)버튼을 누르는 것, 게시물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커멘트를 다는 것으로 구분된다.

얼마 전 페이스북은 ‘좋아요’를 여섯 가지의 반응으로 나누었다. 영어로 여섯 가지 반응은 ‘Like’, ‘Love’, ‘Haha’, ‘Wow’, ‘Angry’, ‘Sad’이다. 이것을 한국어로는 각각 ‘좋아요’, ‘최고에요’, ‘웃겨요’, ‘멋져요’, ‘화나요’, ‘슬퍼요’로 변역 되었다. 페이스북이 반응을 나눈 이유는 사람들의 반응을 세분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25호의 기사에 따르면 공감의 측면에서 ‘Like’보다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Love’, 가벼운 긍정을 나타내는 ‘Haha’, 감정의 측면에서 대단함을 나타내는 ‘Wow’, 나쁜 기분을 보여주는 ‘Angry’, 슬픔을 표시하는 ‘Sad’로 표시하였다고 한다.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인의 페이스북 반응은 영어권 사용자들이 느끼는 것과 많이 다를 것 같다. Love는 정말 좋다는 느낌이지만, 한국 페이스북에서의 ‘최고에요’는 ‘정말 좋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이런 언어 뉘앙스 외에도 사람들이 관성적으로 ‘좋아요’만을 누르는 탓에 인기 게시물에도 ‘좋아요’외에 ‘최고에요’를 누르는 사람 수는 그리 많지 않다. 페이스북이 ‘화나요’ 반응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페이스북은 애초에 별로 보고 싶지 않은 기사를 누군가가 게시한 것에 대해 ‘화나요’로 반응하는 것을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용자는 친구가 어떤 게시물을 올린 행위에 화를 내기보다는 컨텐츠에 범죄 행위 등이 있을 때 ‘화나요’로 반응한다. ‘화나요’의 대상이 게시물을 올린 행위인지 컨텐츠인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피드를 구성하는 알고리즘이 핵심이 되는만큼 입력으로 받아들이는 사용자의 반응은 매우 중요하다. 페이스북이 얼마나 한국에 맞게 서비스를 특화(localize)시키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