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 매체는 차차 변해왔다. 내 돈으로 처음 주고 샀던 서태지 1집 테이프를 시작으로, 고등학교 때는 휴대용 CDP로 음악을 듣고 다녔고, 대학을 다닐 때는 MP3 플레이어가 나왔다. 처음에는 100여곡이 들어가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몇 천 곡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저장매체의 발달은 빨랐다. 스마트폰이 나오고 무선 통신 인프라가 완전하게 구축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가 되었다. 바로 전 세대의 MP3 플레이어도 점차 모습을 감추고, CDP 역시 박물관에 전시될만한 신세가 되었다.

집 밖에서는 항상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지만, 집 안에서는 음악을 듣는 일이 거의 없었다. 집 안에 들어오면 다른 일들이 많기도 하지만, 음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큰 이유였다. 아버지께 얻어온 엠프와 라디오 튜너, CD 플레이어가 있었지만, 음악 소스를 마련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CD 구입하거나 MP3를 CD로 구워서 들어야 하는데, MP3를 CD로 굽는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이후로 딱히 해본 적이 없는 작업이었다. NAS 안에 음악이 가득하나 오디오 기기로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고민을 해온지 언 6~7년… 지금의 기술이라면 당연히 NAS에서 음악을 끌어올 수 있는 엠프는 존재하겠거니 하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검색 결과 야마하 R-N 모델이 떡하니 나왔는데, 내가 원하던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는 기기였다. 이사를 하자마자 바로 질러 버렸다.

우리집에 들어오는 모든 물품은 탕콩이의 검역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박스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스티로폼으로 제품이 잘 보호되어 있고, 위에 FM, AM 라디오 안테나가 보인다.

선을 이리저리 꽂느라 죽을 뻔 했지만, 일단 세팅 완료

다른 소개글에서 ‘레트로 감성’이라고들 표현한, 메탈 바디에 조작 다이얼이 이리저리 나와 있다.

뮤직캐스트라는 앱으로 편리하게 리시버의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 덕분에 오디오 리모컨을 사용할 일이 전혀 없다. 리모컨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주요한 일을 앱으로 할 수 있다.

거실 정보가 표시되고, 현재 재생되고 있는 소스 정보가 보인다. 심지어 앱에서 리시버의 전원도 끌 수 있다.
이 화면은 야마하 R-N602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화면이다. 

야마하 리시버는 유무선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하여 NAS의 음악을 바로 끌어와서 들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TV, CDP까지 입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음악까지 바로 소스로 사용한다. 광학케이블 및 일반 오디오 라인 등 대부분의 입력 방식을 지원한다. LP판을 위해 포노단자도 지원하는데, 딱히 LP판 쓸 일은 없어서…

Net Radio를 선택하면, 전세계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지역 또는 장르 등에 따라 골라서 들을 수 있다. 취향에 맞는 장르를 선택하여 켜두고 책을 읽거나 하면 좋은 기능.

NAS에 있는 음악 목록이 바로 보인다.

내가 가장 필요로 했던 기능이다. NAS에 있는 음악 목록을 앱에서 바로 볼 수 있고, 재생을 누르면 리시버를 통해 음악이 나온다.

야마하 R-N602는 다양한 입력 지원으로 음악에 대한 접근성을 최대로 높인 제품이다. 쓰면서 드는 생각은 정말 편리하다는 느낌이다. 이 제품은 편리하다. 정말 편리하다. 이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내가 음질에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지만, 음질은 조금 플랫한 느낌이다. 악기나 목소리 등등의 다른 주파수의 소리가 독립적으로 청명하게 분리되어 나오기 보다는, 하나로 합쳐져 조금은 흐리멍텅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내가 가진 수많은 소스들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다. 특히 TV 소리를 조절할 때마다 TV 리모컨의 볼륨이 안 먹혀 티비 옆에까지 걸어가서 볼륨조절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것만 해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