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운동을 끊임없이 해왔던 나는 살이 찌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가끔씩 체중이 불어나기는 했지만, 그럴 때는 운동을 조금 더 하고 식습관 조절을 해서 금방 5킬로 정도를 빼고는 했었다. 내 기준에서 살이 찌고,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자기 관리가 안되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 내가 이직+결혼+늙음의 3콤보를 맞으며 살이 찌기 시작하며, 나 역시 나약한 인간일 뿐임을 느끼게 되었다. 결혼 전 정장을 살 때만 해도 허리가 조금 조이지만, 곧 허리는 뺄꺼니까 괜찮다며 사이즈를 골랐었다. 그러나 나의 살은 빠지지 않았고, 체중은 정체되거나 또는 증가 하였다. 2년 간 체중의 증가는 자괴감을 불러왔다.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생각보다는, 내 생활 습관 중 딱히 개선할 부분이 없는데 더 이상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모르는데서 오는 막연한 근심이었다.

그래서 최근에오래전부터 유행한 웨어러블 기기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갤럭시 기어S3를 염두에 두었지만, 크기가 지나치게 크고 별도의 통신요금제에 가입을 해야 하는 점 때문에 제외했다. 본격적으로 스마트밴드를 검색하기 시작했더니 몇몇 제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갤럭시 기어핏2와 샤오미미밴드2 등이 대표적으로 보였는데, 그 중에서도 핏비트라는 회사의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일단은 제품의 라인업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었고, 찾아보다보니 스마트밴드계에서는 꽤 유명한 기업이었다. 핏비트의 여러 제품 중에 나는 핏비트 플렉스2라는 제품을 선택했다.

깔끔한 박스 디자인

박스 안에는 충전기와 메인 유닛, 보증서와 밴드가 들어있다. 손목의 굵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밴드가 두 가지 크기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웨어러블 기기인 만큼 나는 휴대성과 디자인에 비중을 두고 제품을 선택하였다. 대부분의 스마트워치나 디스플레이가 달린 스마트밴드의 경우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디스플레이가 없는 심플한 제품을 선택했다.

Simple is the best

심플한 디자인은 무게가 가볍고, 착용감에도 도움을 준다. 핏비트 플렉스 2는 하루종일 차고 있어도 거슬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방수 기능이 있어 샤워시 벗을 필요도 없다. 내가 디스플레이가 없는 심플한 디자인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시계를 계속 차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핏비트 플렉스 2는 밴드가 얇고 좁아서 시계와 같이 차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내가 차던 시계와 같이 찰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없기 때문에 모든 기능은 스마트폰 앱 또는 데스크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걸은 걸음수를 보여준다. 그 아래에는 매 시간 250걸음 걸었는지를 보여준다. 1시간 동안 250 걸음을 걷지 않으면 10분 전에 미리 알려준다. 다른 일에 집중하여 움직여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는 상황에서 유용한 기능이다.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는 수면을 자동으로 체크해 주는 것이다. 몸의 움직임이 없는 것을 분석하여 언제 잠이 들었고, 깼는지를 자동으로 알아낸다.

단순히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 외에, 체중 감소를 위해 가장 유용한 기능은 칼로리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하루에 내가 소모하는 칼로리를 기본으로 내가 먹은 음식을 비교하여, 칼로리가 부족했는지 초과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자기가 먹은 음식은 자기가 기록해야 한다. 바코드가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바코드로 검색하여 자동으로 입력된다. 나는 주 당 0.5kg 감량을 목표로 하루 소모 칼로리보다 500칼로리 적게 음식을 먹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간식을 먹으려고 하다가도, 칼로리가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면 간식을 먹지 않게 되는 억제 효과가 대단하다;

데스크탑에서는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xls 또는 csv 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나의 데이터가 쌓일 수록 그것을 이용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활용성 높은 기능이다.

나의 활동 정보를 csv 파일로 받았다

며칠 안되어서 데이터가 쌓이진 않았다; 재택을 한 날은 걸음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 작은 밴드가 나를 들어서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움직이라고 압박하고, 움직인 데이터를 제공해 나를 뿌듯하게 만들어 주고 동기부여까지 해준다. 따뜻한 봄이 오면, 핏비트 플렉스 2와 함께 공원을 조깅하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