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의 서식 환경

회사에서 일을 못한다고 평가 받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최악은 아니다. 그런데 회사에는 좀비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좀비처럼 끈질기게 살아 남으며, 주위의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어, 결국 회사 전체를 좀비들이 지배하는 회사로 만들어 버린다. 어느 회사나 일정 비율의 좀비가 살고 있는데, 어떤 회사에서는 좀비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좀비가 창궐하는 회사는 보통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회사다.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에 직원들은 회사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이익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회사 내에서는 좀비가 살아갈 만한 어두운 공간이 없다. 회사의 수익구조가 어느정도 안정적일 때 좀비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직원들이 얼만큼 효율적으로 일하는가에 별 상관없이 회사에는 수익이 발생하므로 좀비들은 일을 하기 보다는 주위의 동료들을 물어뜯어 좀비로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좀비의 특성

좀비들은 보통 업무 전문성이 없다. 업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그들은 업무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좀비가 된 것이다. 업무 전문성을 포기한 대신 그들은 끊임없이 권력을 갈구한다. 좀비들은 그 상대에 따라 철저하게 분리된 전략을 사용한다. 좀비들이 그들의 상사에게 사용하는 전략은 아부를 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존심을 버리고 철저하게 상사에게 아첨을 한다. 좀비들이 아부를 끊임없이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생존전략이기 때문이다. 하이에나가 썩은 고기를 먹고 살아가는 것처럼 그들은 아부를 하며 회사에서 살아남는다. 반면 그들은 부하직원들에게는 무서운 이빨을 드러낸다. 아부로 얻어낸 상사의 신임은 좀비가 강하게 물어 뜯을 수 있는 연료가 된다. 좀비는 스스로 인정받을 수 없으므로, 자신이 높은 자리로 올라서는 것보다는 주위의 모두를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는 전략을 택한다. 자신의 부하를 다른 곳에서 욕함으로써 부하직원이 자신만큼의 힘을 가질 수 없도록 만든다. 좀비는 부하에게 자신의 모든 일을 떠넘겨 부하를 힘들게 하고, 자신이 아부할 시간을 다시 만들어 낸다. 좀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상사들이 모이는 회의 장소이다. 일을 전혀 하지 않던 좀비는 이 자리에서 부하들이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인양 부풀려 자랑한다. 또는 부하가 완성한 결과물에 대해 준엄하게 비판함으로써 상사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좀비는 부하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간섭함으로써 부하 직원의 자발성을 빼앗고, 의욕과 자긍심도 빼앗아 버린다. 좀비의 공격에 계속해서 당하는 직원은 결국 수동적으로 변하고, 좀비에게 아부하는 좀비가 되고 만다.

좀비는 어떻게 회사를 장악하는가

그렇다면 업무 전문성도 없고 인간성이 거세된 좀비가 어떻게 회사를 장악할 수가 있을까? 그 이유는 좀비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러나 좀비의 목표는 정상적인 직원을 물어뜯어 좀비로 만드는 것 뿐이다. 좀비의 공격을 막아내며 업무까지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좀비의 권력을 차지하겠다는 욕망과, 주위를 모두 좀비로 만들겠다는 의지는 매우 절박하기 때문에 강하고 무섭다. 좀비는 먼저 최소한의 업무 능력과 놀라운 아부 능력으로 자신이 올라갈 수 있는 한 윗자리로 올라간다. 좀비가 상사로 있게 되면, 부하는 회사를 떠나거나 같은 좀비가 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좀비는 자신의 권한 내에 있는 모두를 좀비로 만드는 것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점차 크게 만들어 간다.

좀비는 아부를 통해 윗자리로 올라간다.
좀비를 상사로 둔 부하 직원은 회사를 떠나거나 물려서 좀비가 되거나…
결국 좀비 상사는 자신의 조직 모두를 좀비로 만든다.
추종하는 좀비 세력을 얻은 좀비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좀비는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직원을 또 다시 좀비로 만든다
결국 조직 전체는 좀비가 장악하게 된다

이 과정은 회사 뿐 아니라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에 왜 제대로 된 사람이 이토록 없는지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좀비가 회사를 장악해 가는 것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은 모두 쫓겨나고 비판하지 않는 부역자들만 정부 요직을 맡게 되었을 것이다.

좀비를 막는 회사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회사의 문화를 완전히 망치는 좀비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만족 되어야 한다. 첫째는 좀비의 상사가 좀비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좀비가 자신의 욕망을 마음대로 발현하지 못하도록 다수가 끝없는 견제를 해야 한다. 좀비는 생각보다 훨씬 더 집요하며 끈질기다. 그들은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좀비가 낮은 위치에 있을 때보다 높은 위치로 갈 수록 그들의 나쁜 영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위의 그림에서 좀비가 트리 구조의 부모노드로 올라갈 때마다 그 자식노드들이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라) 인간 세상 어디에나 좀비들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건강하고 건전한 회사는 좀비들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회사다. 반면 좀비를 알아채지 못하고 좀비를 높은 위치에 올리는 회사는 결국 전체가 좀비로 가득하게 되어 형편없는 문화를 가지게 될 것이다. 마치 박근혜를 뽑은 대한민국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