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2006년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아는 형에게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하는지 물은 적이 있었다. 그 때 형은 회화를 위해 보면 좋은 책을 몇 권 추천해주기는 했었지만,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할 정도로 영어를 잘하는 형이 좋은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석연치 않았다. 영어수업을 잘 이해할 수 없었고, 일처리를 위해서 밖에 나갈 때마다 영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항상 부담스러웠다.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고, 결국 나는 유학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자퇴서를 제출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학교에 지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여름에 학기가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약 6개월의 준비기간이 남아있었다. 한국에서의 내 생활은 이랬다.

7시에 일어나서 7시 50분 영어 회화 클래스를 참석한 후에 점심시간까지는 학원에서 자습을 했다. 자습을 할 때는 주로 그 전날의 리스닝 클래스에서 받은 숙제를 했는데, 3~9분 가량의 글을 외워서 그대로 말하는 것을 연습하는 숙제였다. 점심은 서울 깍두기에서 설렁탕 한그릇을 먹었는데, 항상 고추를 한 번 더 달라고 해서 먹었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학원에서 자습을 했고, 5시 30분이면 리스닝 클래스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외운 문장을 빠르게 말하는 것을 검사를 하셨다. 맨 앞에 앉아있는 학생들부터 한 명씩 모두 검사를 하셨다. 수십명이 앉아있는 클래스에서 영어를 빠르게 외워서 말해야 하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7시 30분쯤 리스닝 클래스가 끝나면 운동을 하러 가서 헬스를 하고 스쿼시를 쳤다. 이렇게 해서 집에 돌아오면 10시 반 정도가 되었다. 그 때부터 리스닝 연습을 다시 시작했는데, 낮에는 쉐도잉과 딕테이션을 하며 집중적으로(intensive) 연습을 했다면, 밤에는 영어 라디오를 그냥 켜두며 흘려 듣는 정도(extensive)의 연습을 했다. 때로는 잘 때 영어 라디오를 켜고 잠들기도 했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 꿈에서 영어를 말하고 듣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렇게 6개월을 보낸 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내 마음은 불안감 보다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로 차있었다. 지금도 영어를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할 말은 하고 들어야 할 내용은 들을 수 있는 정도로 영어를 하게 되었다. 그 후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글을 보게 되면, 나 역시 그 때의 형처럼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어를 잘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는 나의 절박감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축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해요?

요즘 토트넘의 경기를 보면 델리 알리가 눈에 띈다. 감각적인 득점 장면도 눈을 즐겁게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델리 알리의 악착같은 모습이다. 델리 알리는 공이 선을 넘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몸을 던져 공을 살리려 노력한다. 공을 빼앗기면 바로 상대선수에게 달라붙어 파울을 범할 정도로 괴롭힌다. 델리 알리와 반대의 느낌으로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의 플레이에서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손흥민이 상대 선수를 압박할 때는 ‘내가 이정도 압박을 했으니 이만하면 됐겠지’라고 타협하는 모습이 보인다. 압박의 목적은 공을 빼앗는 것에 있기도 하지만, 상대가 편하게 패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목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손흥민의 압박수비는 보여주기라는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 손흥민이 지난 9월 미들즈브로와의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을 때 역시 상대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강한 압박으로 다시 공을 빼앗은 후에 골을 성공한 것이다. 이 당시의 손흥민은 부지런히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였고,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 팀 동료들은 손흥민을 신뢰하게 되고, 패스도 적극적으로 공급해줄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였으나, 그 이후 다시 안일한 플레이를 시작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0.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상황이 급변하는 축구 경기에서 절박함은 플레이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 같은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선수들이 절박함을 가지고 뛰는 모습을 보게 된다. 델리 알리, 해리 케인, 폴 포그바 등의 선수들은 자신이 스타라는 것에 자만하지 않고 언제나 절박함을 가지고 플레이 한다. ‘스타 선수들은 절박감을 가지고 플레이 한다’라기 보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플레이 해야 스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더 옳을 것이다.

절박함이 묻어나는 델리만주와 자만심이 묻어나는 손세이셔날

회사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나는 회사생활 역시 절박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을 뜻하는 ‘Professional’이라는 말에는 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기본적인 뜻 이외에, 악착같이 자신의 일을 한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로버트 아이먼스가 쓴 <전략을 보는 생각>이라는 책에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했던 말을 소개한다.

여러분 모두 아침마다 이불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두려움에 떨며 일어나야 합니다. 여기서 두려움의 상대는 경쟁사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돈을 가진 사람은 바로 고객이니까요.

짧은 말이지만, 목표와 그를 달성하기 위한 절박감이 모두 들어있는 말이다. 기업의 목표가 돈을 버는 것이라면, 돈을 주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고, 고객을 위하는 방법에 대한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침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야할지 생각을 한다. 어제와 같은 일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것은 더 나은 커리어를 만들겠다는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절박함이다. 내가 현재의 회사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 미래에 이직을 할 때 더 나은 경력을 위해서 나는 스스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때로 복지부동의 자세로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이 고정된 것이 아니므로 납작 엎드려 붙어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하게 흐르는 물결 속에서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반대방향으로 헤엄쳐 가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