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어려운 시대이다.라고 한다. 나는 2010년에 한 회사에 지원해서 그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취업의 어려움에 대해서 체감하지는 못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취업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는 ‘버스비 70원’, ‘자판기에 지폐 겹쳐 넣기’ 등을 시전하는 어르신 취급을 받거나, 청년들의 노오오오오력을 강조하는 꼰대가 될 위험이 있으므로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 대신에 취업이 어려우나 쉬우나 상관없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수많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받아보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 과연 수많은 자소서를 모두 읽어볼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자소서는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첫번째 관문이므로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소서의 목적은 기업에게 당신을 파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진짜 제목은 ‘당신들이 나를 사야 하는 이유’가 적당할 것이다. 이렇게 자소서의 진짜 목적을 다시 한 번 명시하는 이유는 글의 모든 부분이 해당 기업이 당신을 고용해야 이유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자소서를 읽어볼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은 자소서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신경 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지나치게 일반적인 이야기를 쓰거나, 감성적인 면이 지나치게 표현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보다 더 문제는 글의 방향성이 진짜 추구해야 할 목적에서 벗어나 응집력이 떨어지고 개연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자소서는 덜 익은 쌀을 씹는 것처럼 입안에서 위화감을 주며 맴도는 느낌을 준다.

좋은 자소서는 독창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자소서는 당신을 보여주는 문서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위인전이나 교과서에 나올 법한 뻔한 이야기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다. 엄격한 부모님의 아래에서 올바르게 자랐거나, 반장을 맡아서 리더십을 키웠거나, 대학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했다거나 하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이야기다. 이런 사례들을 늘어놓는다면 이름을 가리고 보면 누구의 이야기인지 구별도 되지 않는 자소서가 될 것이다. 독창적이지 않은 자소서는 읽는 입장에서는 차별점이 없다는 것이고, 차별점이 없는 수많은 자소서는 특별한 자소서에 밀리게 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소서의 독창성을 만들어 주는 것은 구체성이다. 당신은 여느 지원자들처럼 대학을 나왔을 것이고, 열심히 대외활동을 했을 것이고, 영어 성적을 만들었을 것이다. 반면, 당신은 남극 탐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달나라에 여행을 다녀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고만고만한 환경을 겪다가 취업이라는 벽을 마주하게 되었다. 별 다를 것이 없는 인생의 경험 속에서 독창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상황을 좀 더 구체화 하는 것이다. 사례는 굳이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기에 적합한 S.T.A.R 프레임워크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겪었던 사례에 대해 상황(Situation)과 업무(Task)를 설명하고, 자신이 어떤 행동(Action)을 해서 어떤 결과(Result)를 낳았는지 서술하는 것이다. S.T.A.R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서 좋은 점은 빠짐없이 전달할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래는 내가 초등학교 때 겪었던 상황을 S.T.A.R 프레임워크에 맞게 써본 것이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버스를 타고 하교를 하던 중에 졸다가 전혀 모르는 마을까지 올라가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한 번 환승을 해야 집까지 갈 수 있는데, 제 수중에는 버스를 한 번 더 탈 수 있는 70원 밖에는 없었습니다. 졸면서 온 길을 반대로 버스를 타고 돌아간다면, 두번째 타야할 버스 요금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Situation) 저는 낯선 마을에서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Task) 고민 끝에 제가 택한 방법은 버스비 70원을 분배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버스요금이 50원에서 70원으로 오른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반대방향 버스를 타서 기사 아저씨게 양해를 구하고 50원만 냈습니다. 그리고는 원래 제가 내려야 할 정류소에 내려서, 남은 20원으로 공중전화를 이용해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Action) 원래 환승을 해야 하는 정류소는 저와 가족 모두가 알고 있는 정류소였기 때문에 잠시 후 할머니가 데리러 오셔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Result)

S.T.A.R를 이용한 구체화는 사례를 독창적으로 만들어 주었고, 구체성으로 인해 사례가 진실하다는 느낌도 더해졌다. 추가적으로 덧붙일 내용은 지원하는 업무와의 연관성이다. 당신의 특별한 경험이 기업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기업이 당신을 왜 고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줄 수 있다.

저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허용된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저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저의 이런 경험은 언제나 부족한 자원상황 속에서도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어야 하는 기업 환경 내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었으며, 그 성취가 실제 기업 업무 상황에서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내가 겪은 사례와 기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기업은 당신에게 표면적으로 ‘당신을 소개해 보세요’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들이 의도하는 것은 ‘당신의 경험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를 말해보세요’라는 것이다. 모든 문서가 마찬가지겠지만 자소서를 쓰는 내내 자소서의 진짜 목적과 읽을 대상을 잊어서는 안된다.

요약

자소서는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나를 파는 문서이다.
(1) 독창성 (2) 구체성 (3) 업무연관성이 드러나도록 작성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