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리그 득점왕 출신 빈센트 얀센

토트넘은 2016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빈센트 얀센을 영입한다. 빈센트 얀센은 네덜란드 리그의 득점왕 출신이다. 빅리그에 속하지는 않지만, 네덜란드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면 빈센트 얀센의 실력은 어느정도 검증이 된 것이다.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로 가기 전 거쳐가는 리그로 많은 스타 선수들을 배출해 냈다. 맨유에서 몇 년 동안 뛰었던 박지성도 네덜란드의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갔다. 그 외에도 로벤, 반니스텔루이, 호나우두 등도 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간 수퍼스타들이다. 네덜란드 리그의 수준을 어느 정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빈센트 얀센도 프리미어 리그에 와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 생각했다. 토트넘의 헤리 케인이 대체할 수 없는 원탑 위치에서 부상과 피로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원 탑 자원인 빈센트 얀센은 토트넘에게 꼭 필요한 선수였다.

이번 시즌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에서 빈센트 얀센의 성적은 15경기 1골, 1어시스트. 심지어 한 골도 필드골이 아닌 패널티로 만들어 낸 골이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득점왕을 하던 시절 빈센트 얀센의 경기를 본 적이 없어 빈센트 얀센에 대해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에서 보여 준 얀센의 플레이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물론 이적 첫 해라 팀의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문제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네덜란드 득점왕 출신에게 가지는 기대수준을 충족하기에는 어림없이 부족한 플레이였다. 패스 타이밍은 느리고, 항상 수비수들에게 둘러 쌓인 채로 공을 받으며, 어설프게 수비를 등지고 플레이 하다가 공을 빼앗긴다. 때때로 슈팅을 날리지만 공은 골대를 한참 빗나간다. 또 공을 뺏기면 무리하게 압박을 하다가 파울을 범한다.

 

 

내가 얀센의 플레이에서 느낀 것은 골에 대한 집착이다. 골에 대한 열망이 긍정적으로 발현되지 않고, 집착으로 변질되어 버렸다. 자신이 스코어러로서 골을 넣어야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조급함이 보인다. 시즌이 진행되며 더 안타까운 점은 얀센이 골을 못 넣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조급함이 점점 더 드러난다는 것이다.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고, 팀 멤버와의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도, 얀센이 원래 이렇게 특색없고 무력한 선수는 아닐 것이다. 골을 넣기 위해서는 여유와 자신감이 필요하지만, 이미 얀센은 모멘텀을 잃어 버렸다. 위력이 없는 플레이에 점차 출전 기회는 줄어들고, 얀센의 조급함과 골에 대한 집착은 심해지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플레이를 망치는 악순환이 되어 버렸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상준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 이상준이 출연했다. 코미디 빅리그를 그리 자주 보지는 않지만, ‘사망토론’에서 본 이상준은 관객들을 쥐락펴락 할 정도로 자신감 있고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이 방송에는 심형탁, 송재희, 정연(트와이스), 사나(트와이스)가 같이 출연했다. 출연자 면면으로 보면 이상준이 가장 재미있게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개그무대가 아닌 라디오스타이다. 라디오스타를 오래 보다 보면, 개인의 개그 역량이 방송의 재미를 반드시 담보하지는 않는다. 각본에 의한 개그와 예능의 차이도 크지만, 나는 그보다 큰 이유를 출연자 간의 상호작용에서 찾는다. 엠씨와 출연자, 또는 출연자 간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시너지를 일으키면 그 회의 라디오스타는 엄청나게 재미있다. 반면 개인의 개그 센스가 뛰어나더라도, 치고 빠질 타이밍을 제대로 모르거나, 엠씨와 주고 받는 합이 어색하면 완전 재미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 날 방송에서 이상준을 소개하면서 엠씨들은 박나래를 언급했다. 박나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네덜란드 리그를 거쳐 잠재력을 폭발시켜 탑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정통 개그무대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인정받은 이상준이 라디오 스타를 통해 거대한 폭발력을 기대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날의 라디오스타는 이상준이 기대했던 것과는 점차 다른 분위기로 흘러갔다. 심형탁과 송재희가 특유의 4차원 토크로 분위기를 빵빵 띄웠다. 그 후에는 정연과 사나에게 관심이 집중되었다. 생각보다 앞의 네 사람에게 할애되는 시간이 길어지자, 이상준은 언제 자기 차례가 오느냐며 토크의 포문을 연다. 하지만 상황은 점차 더 안 좋게 흘러가고 말았다. 앞서 심형탁과 송재희가 분위기를 많이 끌어올려 둔 탓에, 개그맨인 이상준에게 시청자가 원하는 기대수준은 한껏 높아졌다.

오래된 기다림과 높아진 기대수준에 이상준의 부담감도 같이 올라갔을 것이다. 그리고 이상준은 잘못된 첫 단추를 끼웠다. 앞의 출연자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에피소드로 큰 웃음을 준 상황에, 이상준은 몸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 있었다. 어디서도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바람을 잔뜩 잡았으나, 자신이 모발이식을 했다는 그다지 신선할 것 없는 에피소드였다. 두 번째 스윙 역시 실패였다. 대학교를 다닐 때 조정석이 나이는 많았으나 이상준의 후배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에 그렇게 말을 놓으라고 해도 놓지 않더니, 조정적이 뜬 후에 바로 말을 놓더라는 에피소드였다. 이건 재미가 없는건 둘째 치고, 현시점에서 조정석에게 피해를 주는 에피소드였다. 흔히 말하는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에피소드인 것이다. 엠씨들은 죽은 에피소드를 살려보려 과한 리액션을 했지만, 이미 이상준의 토크는 회생 불가능이었다. 그 후로 이상준은 자기 차례가 올 때마다 스스로 재미없음을 피력하며 자학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자학 역시 재미를 주기보다는 안쓰러울 뿐이었다.

 

 

조급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조급함은 평소와 다른 마음의 템포에서 비롯된다. 평소와 마음이 달라지는 이유는 욕심을 부리거나 집착을 하기 때문이다. 일단 조급함이 찾아오면, 몸과 마음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게 되고, 평소에 잘 되던 것들이 잘 되지 않는다. 욕심이 나는 상황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만이 자신이 가진 것조차 보여주지 못하는 불행한 상황을 피하는 길이다. 이 말을 기억하자.

그건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