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대기업은 애초에 창의성과 변화보다는 시스템의 보수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창의성’과 ‘혁신’은 새로운 것이고, 새로운 것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거대한 조직과 의사 결정 방식은,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는데 무리가 있다. 대기업은 애초에 창조에 힘을 쏟지 않는다. 몸이 가벼운 벤쳐 기업이 정찰선을 보내 새로운 땅을 발견하면, 대기업은 거대 함선을 보내 그 땅을 차지한다. 대기업의 태생이 이러하며, 이것이 대기업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이런 대기업의 방식은 그들의 연봉 구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대기업의 연봉은 인센티브가 있다 하더라도, 스타 플레이어에게 몰아주는 구조가 아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자본주의의 대표격인 대기업은, 아주 공산주의 적인 마인드로 구성원들의 연봉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즉, 대기업은 창의적인 인재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해줄 생각이 없으며, 이는 다시 말해 대기업의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만큼 개인이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누구보다 창의적이고 열심히 일해도 보상은 거의 동등하며, 창출되는 거대한 이익은 기업 경영자의 부를 축적해 줄 뿐이다. 능력있는 사람이 돈을 더 번다는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은 경영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며, 그 아래의 모든 고용자들은 공산주의 체제에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시스템 속에서 개인이 해고되지 않을 정도로만 일하는 월급도둑이 되는 것은 아주 현명한 일이다. 월급 도둑 한 명 한 명이 모여 거대한 시스템을 이루어 굴러가는 대기업은 가장 적절한 생존 방식을 택한 것이다. 대기업들이 직원 채용할 때 딱히 ‘창의성 있는 인재’를 뽑을 필요가 없다는거지. 그냥 공부 잘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사람을 뽑는게 맞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