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자산에 나의 잉여자금을 넣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로 생각할 수 있는 자산이라면 부동산, 주식, 금 등이 있을텐데, 부동산은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너무 큰데다가, 직접 임장을 다녀야 해서 게으른(?) 나의 성격과는 잘 맞지 않아 보였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은 별 목적 의식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근처 부동산 사무소에 들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외향적이고 유연한 사람에게 더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역시 남은 것은 주식인데, 이건 뭔가 이론적으로 잘 분석한 후에 자리에 앉아 손가락만 까딱거리면 되는 것이니 내 성격에 딱 맞아보였다. 2015년 8월말 뷰엉이와 나는 제주도 여행중이었다.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나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사야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라도 늦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우리는 제주도에서 주식을 개설할 수 있는 증권사를 찾아서 남에서 북으로 달려갔다. 내가 삼성전자의 주식을 산 이유는 다른 것은 없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회사인데 지금이 최저점인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주식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한 채, 이 주가가 정말 싼지 판단할 근거도 없이 그냥 매수를 한 것이다.

2015년 8월말 최저점으로 보였던 삼성전자의 주가

나는 겁도없이 3천만원 정도를 투자(투기)했다. 어디서 본건 있어 6백만원 정도를 손해볼 때까지는 팔지 않고 버티겠다는 나름의 기준도 세웠다. 20%의 금액을 손절금액으로 생각했다니, 처음부터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호기롭게 20% 손실까지는 감당한다고 마음 먹었건만, 삼성전자의 주가가 살짝 떨어지는 10월 말쯤 나는 견디지 못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해 버린다. 물론 뷰엉이의 새 아우디A3를 사기 위한 돈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을 하며, 그나마 몇 십만원을 번 것으로 만족했다. 살짝 떨어지는듯 보였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내가 매도한 이후로 하늘을 날아갔다.

내가 매도한 후 하늘로 날아가는 삼성전자 주가

일년이 지난 후에도 그 때 버티고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두 배가 넘는 금액이 되었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들었지만, 원칙없이 1년 이상을 버틸 수 있다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헛된 미련은 가지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초심자의 행운으로 나는 삼성전자 주식의 저점을 발견하고 수익까지 올렸다. 이것은 나에게 매우 독이 되었다. 나는 애석하게도 주식을 받지 못하는 시점에 SK C&C에 입사했다. SK C&C는 막 상장을 한 상태였고, 3만원 가량의 주가가 최대 30만원대까지 올라갔었다. SK그룹의 옥상옥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SK 홀딩스와의 합병문제 등이 있어 C&C의 주가는 홀딩스와 최대한 가깝게 가야 하는 상태였다고들 한다. 나의 머리 속에는 지주회사와 관련되어 있으면 무조건 좋다는 잘못된 공식이 들어섰다. 당시 소문에 삼성물산이 삼성의 지주사라는 말이 있었고, 삼성전자와 합병을 하니 마니 하는 말도 돌았다. 서로 합병을 하려면 어디의 주가가 어떻게 올라야 되는지도 모른채 나는 지주회사와 합병이라는 말만 듣고, 나는 남은 350만원 가량을 삼성물산에 투자(투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아무리 기다려도 본전도 되지 않는 삼성물산의 주주로 3년 간 고통받고 결국 얼마전에 모두 털고 나왔다. 삼성물산은 나에게 큰 손해를 끼쳤지만, 묻지마 투자의 위험에 대해 교훈을 주는 고마운 종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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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매수했던 그 가격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