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카페란?

주말에 한 가족이 카페를 찾게 되는 이유는 뭘까?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 좋은 경치와 예쁜 인테리어가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3살과 2살 연년생 딸 둘이 있는 우리집의 사정은 그보다는 좀 더 큰 이유가 있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아이들이 징징거리며 짜증을 내기 일쑤라 아이들을 자제시키고, 야외활동을 통해 힘을 빼게 하려는 의도가 반 이상은 있다고 봐야한다. 이 날도 그런 마음으로 예쁜 카페를 검색해서 찾아 간 곳이 하남에 있는 카페 웨더였다.

아기를 둘이나 데리고 자리를 찾아 앉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딸 둘이 모두 그나마 잘 교육받은(Well educated) 탓에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인 점이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아기들을 앉힌 후 커피와 빵을 찾으러 카운터로 갔다.

빵이 형형색색 예쁘게 보여 기대를 했지만, 접시에 빵을 골라담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접시의 크기가 아주 애매하여, 빵 한 개를 담기에는 공간이 조금 남고, 두 개를 담기에는 불안정한 크기였다. 스콘 두 개를 한 접시에 담아보려 노력하다가 직원에게 좀 더 큰 쟁반이 없는지 물었더니 접시에 담아오면 더 큰 쟁반에 담아준다고 했다. 불안정한 접시 위에 있던 딸기잼 스콘 하나가 땅으로 떨어져 못쓰게 되어 버렸다. 접시의 크기와 나의 부주의가 만들어 낸 사고였다. 우여곡절 끝에 카페라떼 두 잔과 딸기 요거트, 딸기잼 스콘, 초코 스콘과 애플파이를 주문했다. 주문을 하던 중에 뷰옹이와 두 딸은 이층으로 가서 자리를 잡는다고 했다. 커피가 나왔는데 순간 또 당황했다. 커다란 컵에 더 큰 컵받침이 있었고, 각 스콘은 나무 쟁반이 그대로 담는게 아니라 접시에 담은 채로 올려서 주는 것이었다. 커다란 원형의 접시들이 서로 부딪히며 엄청난 부피를 차지했다. 그래서 직원은 나무 쟁반 두 개에 주문한 것들을 나눠 담아서 준 것이다.

얼마나 가파른 계단인지 보이는가?

2층까지 가려면 거리가 멀고 계단도 가팔랐다. 내가 쟁반을 들고 두 번 왔다 갔다 하게 의도한 것이니 도무지 손님을 생각하지 않는 대응이었다. 나는 카페라떼를 담은 뚱뚱한 컵을 받치는 더 큰 접시를 빼고 한 쟁반에 담아달라고 했다. 결국 하나의 쟁반에 담아서 이동을 하는데 또 문제는 카페라떼를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할 만큼 가득 담아준 것이다. 아재인 내가 아무리 사뿐사뿐 새색시 걸음을 걸어도 흘리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1층은 좀 산만한 반면, 아직 점심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2층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어서 사진도 좀 찍고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도 있고 해서 소파가 있는 자리에 앉았다. 소파에는 4인 이상만 사용할 수 있는 좌석이라고 되어있었다. 우리는 4인이고, 33000원이나 주문을 했으니 당연히 그 자리에 앉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문제의 그 좌석

내가 사진을 1층에서 좀 찍고 올라왔더니, 뷰엉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사장이 와서는 여기는 4명이 앉으면 안되는 자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얘기를 끝난 것도 아니고,

언제 갈꺼냐고 물었다고 한다???!!!

내가 자리에 있었을 때 저런 소리를 했으면, 정말 카페 한 번 뒤집었을텐데… 그런 눈치를 까고 내가 없는 사이에 저런 소리를 했겠지.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왜 이 카페가 불편했는지 이제서야 확실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사장인지 손님인지 구별도 안되던 그 남자가 끊임없이 카페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예전에 구멍가게 안에서 주인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감시하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 편히 물건을 못보던 그 느낌이었다. 그래서 구멍가게 망하고, 대형마트로 다 넘어간거잖아… 카페 안을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 불편한데, 와서 자리로 시비까지 걸다니 이게 무슨 어이없는 경우인가.

그 자리에는 분명히 이렇게 적혀있었다.

4인 이상 좌석입니다.
4인 이하는 양해 부탁 드립니다.

이상과 초과의 차이를 모르나

4인 이상이면 4명이 앉아도 되는거라고 이 아저씨야!!!

기분이 몹시 상한 채로 카페를 빠져 나왔다. 뷰엉이는 아기 기저귀를 갈러 가고 나는 차에 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문 앞에서 사장이 또 나와서 팔짱을 끼고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사장은 의도했던 의도치 않았던 이 카페를 편안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실패한 것 같다. 주말의 카페는 우리 가족에게 힐링의 공간이었는데, 이 카페의 사장 때문에 불쾌한 마음만 잔뜩 들었다.

사장이 저기서 왜 저러고 있냐고...

총평 ★☆☆☆☆

장점

  • 인테리어가 예쁘고, 사진을 찍을만한 포인트가 많다

단점

  • 빵과 커피가 별로 맛이없고 비싸다
  • 접시크기와 음식을 내어주는 방식 등 고객응대가 미흡하다
  • 사장이 끊임없이 카페 안을 순찰하며 잔소리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카페.